Ⅰ. 서 론
처음 조종사 교육과정에 입과하여 비행훈련을 시작하는 교육생은 일반적인 교육과정과는 상당히 다른 교육환경에 접하게 된다. 비행실습은 학생조종사로 하여금 극도의 긴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훈련으로써 안전성이 확보되어야 하고,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여 주어진 비행훈련 시간 동안 최대의 교육성과를 내고, 훈련 목표를 충족해야 하는 중요한 교육과정이다(김동균 외, 2012). 특히 비행훈련이 교관과 학생의 일대일 훈련이므로 훈련과정에서 교관의 영향력과 전문적 기량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으며, 학생과 비행교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에 의해 교육 품질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즉, 교관의 성향과 태도, 교수행동과 교수역량 등은 학생조종사의 비행훈련 성과와 교육목표 달성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한훈희 외, 2009).
한편, 조종석(cockpit)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교수자와 학습자의 교수활동과 학습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비행교육이 실시되는 공간적, 상황적 특수성으로 인해 전통적으로 비행교관에게 위계적이고 수직적인 리더십이 강조되어 왔으며, 상명하복 방식의 일방적 의사소통이 이루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박원태, 2020). 따라서 교수자가 모든 교수·학습 과정을 주도하는 능동적인 참여자가 되는 반면에, 학습자는 수동적 수용자가 되는 교수자 중심 교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수자가 설정한 목표대로 학습자를 변화시키기 위해 학습자의 능력, 발달수준, 흥미에 대한 개별적 배려 없이 교수자가 목적, 내용, 방법, 절차, 평가 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는 학습 과정에서 교수자와 학습자 간에 상호작용 기회가 많지 않고, 교수자가 일방적인 내용 전달에 치중하기 때문에 학습자에 대한 동기 부여나 상호작용, 학생에 대한 관심은 소홀히 취급되어지기 쉽다(권혁제, 2003). 이러한 이유로 비행훈련을 실시하는 교육생은 교관과의 상호작용에 있어서 학습자 개인의 성격 또는 성향에 따라 비행훈련 성과 달성에 있어서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이처럼 비행교육생이 학습자로서의 개인적 성향과 학습과정을 대하는 태도 등의 학습관련 특성에 따라서 비행교육생의 훈련 성과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학습자의 학습관련 성향의 특성을 파악하고, 조종교육생의 비행훈련 성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교관의 올바른 비행교수법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Ⅱ. 본 론
최근까지 이루어진 비행훈련성과에 미치는 요인에 관한 연구들을 보면 조종교육생 개인의 성격과 심리, 인성, 그리고 체력을 포함한 비행적성과 교육환경, 학업만족도, 기타 교육관련 요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수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들은 조종교육생 개인의 다양한 특성들이 비행훈련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부터 학생조종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최종 훈련결과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주요 연구로 윤유경(2014)과 노요섭(2010)은 항공운항 전공 학생들이 수강한 교과목 평가결과와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가 비행적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학업성취도가 비행적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도 하였다. 한편, 김동균·전상윤(2003)의 조종사 입문과정의 비행훈련 성적과 비행요인과의 관계를 설명한 연구에 의하면 자신감(자기효능감)이 높을수록 비행성적이 높게 나타났으며, 비행훈련 과정 중 나타나는 심리적 요인과 비행교육 수료 여부의 관계 분석에 의하면 자신감과 신체상태 불안이 수료 여부와 관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비행입문과정 학생조종사들의 심리검사인 MBTI 검사결과와 비행교육 성적과의 관계성에 대한 연구에서 윤유경·김영호(2013)는 개인의 인지적, 비인지적 특성들이 비행적성과의 관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김윤섭(2019)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목표성취를 위한 장기적인 끈기와 열정의 결합인 그릿(grit), 조직의 성과 향상을 위한 긍정심리자본 등이 비행교육성과에 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음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선행연구에서 다루어졌던 교육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먼저 학습자의 학습에 대한 개인적 성향 및 태도를 확인하기 위해 김연수(2010), 김윤섭(2019) 등의 논문에서 활용한 설문을 재구성하여 비행훈련 교육생의 목표성취, 긍정심리, 학습성취, 교육만족, 교관신뢰, 개인의 특성 및 적성 등에 대한 설문을 실시한다. 설문결과를 바탕으로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학습자의 주요한 학습성향 및 태도 요인들을 도출하고, 비행훈련 성과에 이러한 요인들이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고, 연구모형은 Fig. 1과 같다.
설문은 OOOO학교 헬기조종사 양성 교육과정을 수료한 3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였으며, 이 가운데 불충분한 응답을 제외한 287명을 최종 분석대상으로 하였다.
모든 자료들은 STATA(ver.15) 프로그램을 활용하여 설문문항에 대한 기본적인 통계분석과 탐색적 요인분석을 실시하였는데, 이를 통해 학습자의 학습활동 주요 특성을 도출하고, 비행교육성과에 대한 회귀분석을 통해 학습자의 어떠한 학습 관련 성향 및 특성이 훈련성과에 영향을 주는지를 확인하였다.
먼저 조종교육생의 학습자 특성 도출을 위한 탐색적 요인분석은 학습자의 개인적 성향 등을 측정하는 78개 문항의 설문결과를 토대로 주성분 요인분석(Principle component factor analysis) 방법을 적용, 요인들의 차원 감소를 통해 최종 13개의 요인을 도출하여 요인값(factor score)을 합성변수(독립변수)로 활용한다. 그리고 자가용조종사 교육과정에 해당하는 기초비행 교육과정의 평가결과를 비행교육성과 종속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통해 관련 변인들의 영향력 등을 분석 및 추정한다. 이를 통해 비행교육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학습자의 학습태도 특성과 연계한 효과적인 비행교육을 위한 교수법 적용안을 제시한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얻어진 학습자의 학습 관련 특성 요인과 요인점수(factor score)를 독립변수로, 조종교육생의 기초비행 훈련과정 종료 시 측정되는 계량적 평가 결과를 종속변수(학습자의 교육성과)로 활용하였다. 독립변수로 활용된 학습자의 학습태도 및 성향을 설명하는 요인은 최종적으로 13개의 주요 요인으로 차원 감소되었으며, 각각의 요인은 Table 1과 같이 정의하였다.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교육만족(내용) 요인은 비행교육의 교육내용과 교수방법에 대한 만족의 정도를 측정하는 9개의 문항으로 차원 감소되었고, 신뢰도(Cronbach’s α) 는 .9392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자기효능감(자신감) 요인은 특정과제의 수행능력에 대한 개인적 신념으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목표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자기 확신이나 믿음을 측정하는 10개 문항(신뢰도 .8992)으로, 교관신뢰 요인은 3개 문항(신뢰도 .9282)으로, 회복탄력성 요인은 4개 문항(신뢰도 .8308) 등으로 선정되었으며, 각각의 변수를 정의하는 문항에 대한 신뢰도 계수(Cronbach’s α)가 모두 0.6 을 초과하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어 수용 가능한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어 변수로 사용하는데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종속변수로 사용된 비행교육 성과는 교육생이 획득한 계량적 평가 결과를 그대로 사용하여 별도의 타당성 분석은 실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독립변수로 사용된 학습자 개인의 학습관련 특성 요인에 대해서만 측정도구 및 변수로서의 타당성을 검증하였다.
측정지표로 활용한 다양한 문항들을 상호독립적 요인별로 묶어 그보다 적은 요인으로 차원을 감소시키고, 그 특성을 구분하기 위해 자료의 정보손실을 최소화하면서 관측된 요인의 선형결합으로 요인별 고유값(eigen_ value)이 1.0 이상인 경우만을 채택하여 2∼3 차원으로 축약해 주는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 factor analysis) 방법을 활용하였다. 고유값이 1.0 보다 작은 경우는 한 개의 변수도 다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통 요인을 유지하는 기준으로 고유값이 1.0 보다 큰 것을 채택한다. 또한 요인분석 결과, 도출된 요인점수(factor score)를 회귀분석에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요인들 상호 간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다중공선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베리맥스(Varimax) 직교회전 방식을 사용하였다(Hair, Black, Babin, Anderson, & Tatham, 2006). 그리고 요인적재값이 높을수록 설명하려는 요인과 관련이 높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요인적재값(factor loading) 과 공통성값(communlity) 이 0.5 이상의 경우만을 적합한 것으로 채택하였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Table 2에서 제시한 것과 같다.
한편, 데이터가 주성분 분석에 적합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변수 및 케이스 갯수의 적절성을 나타내는 표본적합도를 측정하는데, 이를 의미하는 KMO(Kaiser Meyer Olkin) 값은 .8895 로 나타났다. Kaiser(1974)에 의하면 0.6 이상일 때 적합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는 검증 결과 0.8 이상이면 신뢰할 수 있다(정성호, 2016)는 기준에 부합하여 표본의 구형성 검증 결과 적합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추출된 13개의 학습태도 및 성향의 주요 요인별 분산설명력은 교육만족(내용) 26.87%, 자기효능감 8.62%, 교관신뢰 6.73%, 회복탄력성 4.47% 등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타당한 것으로 본다.
이 연구에서는 비행교육에 참여하는 학습자 개인의 학습태도 및 성향 요인을 도출하고, 교육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때 회귀분석의 전제 조건인 독립변수 간의 상관관계가 존재할 때 발생하는 다중공선성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분산팽창요인 (VIF : variance inflation factor) 을 확인한 결과, 변인들의 VIF 값은 1.00 으로 변수들 간의 다중공선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하였다. 회귀분석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한 바와 같다.
분석모델은 p<.01 이상 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행교육 성과에 대한 학습태도 및 성향 요인 변수들의 설명력(R-squared 값)은 0.1823 (18.23%)으로 나타났다. 또한 회복탄력성(Coef. 0.2311414, p<.1), 학습성향(수행접근)(Coef. 0.2888784, p<.05), 학습성향(수행회피)(Coef. -0.3617602, p<.01), 목표성취성향(일관된 노력)(Coef. -0.8214813, p<.01) 요인은 비행교육성과에 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항목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학습자의 학습태도 및 성향에 있어서 역경에 노출된 개인이 긍정적 반응을 통해 부정적 결과를 최소화시키고,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교육성과에 정(+)의 영향을 주며, 반대로 교육분위기 침체 등으로 학습자의 의기소침과 같은 반응이 교육성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비정상적 학습태도 등의 정상회복을 위한 교수자의 동기부여 및 자신감 부여 노력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학습자의 학습성향에 있어서 학습의 주된 목표가 자신의 성장보다는 타인과의 비교에서 뒤떨어지지 않음에 초점을 맞추는 성향의 학습자가 교육성과에 부정적 관계를 가지므로 교수자는 자기주도학습 방법의 적용을 통한 학습자 자신의 능력 발전과 주어진 과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추구하는 학습태도의 견지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목표성취성향(노력의 일관성) 요인의 경우, 비행실습 간 학습자의 실행이 일단의 요류 또는 잘못됨을 경험 시 다양한 해결방법의 모색 또는 새로운 시도보다는 기존의 방법에 의한 일관된 노력의 성향으로 시행착오의 반복을 초래하는 비행실습간 교관 경험과 일치함을 알 수 있다.
Ⅲ. 결 론
앞서 분석된 연구결과를 정리해 보면 비행교육에 있어서 학습자의 학습태도 및 성향 요인 중에서 개인의 회복탄력성의 정도와 목표성취성향(일관된 노력), 그리고 학습성향(수행접근, 수행회피) 요인이 교육성과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비행교육 간 교수자는 학습자의 적극적인 학습활동을 위한 동기 부여와 격려 및 자신감 부여 등을 통해 학습분위기 제고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동시에 학습자의 목표성취성향에 맞춰 비행교육 성과 제고를 위한 다양한 교수법 적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헬기조종사 양성 비행교육의 특성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가는 학습활동이기보다는 조종교육생들이 이미 만들어져 있는 표준화된 조종술 습득과 기본적인 비행절차의 숙달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 교육생들은 제반 비행원리를 이해하고, 3차원 공간에서의 매 훈련 간 접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계속되는 시행착오와 새로운 시도를 거치면서 학생 스스로가 표준화된 조종술을 체득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교육과정 속에서 항공기 조종석이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서 교관과 교육생 간의 일대일 교육환경을 고려할 때, 조종교육생에게는 많은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교육환경임을 인식하고, 선행연구에서도 지적했듯이 기존의 수직적 관계 중심인 도제 형식의 비행교육에서 벗어나 수평적 관계 중심, 쌍방향적 의사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특성을 반영하여 학생조종사가 선호하는 비행교관 교수행동 유형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박원태, 2020).
결국 교관의 지도가 표준비행술에 대한 조종교육생의 잘못에 대한 지적 위주의 교육으로만 진행될 경우, 교육생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의 정도에 따라 비행훈련 성과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재인식하고, 올바른 교수법 적용에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동시에 조종교육생 스스로도 표준조종술 습득을 위해서 지속적인 학습자의 오류수정과 함께 시행착오가 당연함으로 인식하고, 상황인식을 통한 다양한 대처방법 강구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심리적 위축이나 좌절 극복을 위해 자기조절(마인드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표준비행술 완성이라는 자신의 능력 향상에 초점을 두는 학습성향의 지향이 비행실습 위주의 비행교육의 성과달성에 무엇보다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