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항공기 구조 부품의 고장은 결과적으로 생명과 항공기의 손실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항공분야에서 부식은 피로 균열과 함께 항공기를 운영하며 발생할 수 있는 주요 결함요인 중 하나로 연구에 따르면 항공기 결함 발생의 20% 이상이 부식과 관련된 결함이다(Yun et al., 2021). 따라서 항공기 구조의 결함 및 고장에 대한 조사는 추가 사고를 방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다(Findlay et al., 2002).
인적오류에 대한 항공기 사고요인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헬리콥터의 경우에 임무별 인적오류 위험도는 공중산불 진화, 항공방제, 외부화물이송 등에서 높게 나타나며, 임무별 난이도에 따라서 항공기 사고에 영향을 미친다(Yu, 2023), 조종사의 과실 중 주원인은 상황인식과 관련된 과실이 88%를 차지하고 있다(Kim and Lee, 2021), 또한 국제항공운송협회는 항공기 사고의 29%가 항공기 기계적 결함 중 정비사의 정비과실이 80%의 사고원인으로 정비표준 운영절차 및 점검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Youn and Park, 2022).
그럼에도 항공기 사고의 가장 큰 비중은 부식이며 부식은 다양한 요인을 통해 발생하는데 이 중 대기부식은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Titakis et al., 2020). 습도와 해양 및 강수량에 의한 염소 이온 침적량, 미세먼지 등 에어로졸, NOx와 SO2, 오존 등 다양한 대기 환경이 부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oberge et al., 2002).
항공기의 부식비용을 줄이기 위해 항공기 유지, 관리 측면에서 부식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노력의 목적으로 대기부식 위험성 평가 및 부식 정도를 예측하는 연구들이 있었다(Summitt et al., 1980; Mikhailov, 2004).
대기부식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방법에는 PACER LIME과 ISO 9223과 같이 분류 체계(Classification schemes)를 기반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고, 부식측정 경험을 토대로 수립한 통계적 모형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Roberge et al., 2002; ISO 9223:2012, 2012). 통계적 방법으로는 현재까지 Corrosion damage function, ISO CORRAG, International Cooperative Program on Effects on Materials(ICP Materials) 등 다양한 방법이 제안되었다(Summitt et al., 1980; Klinesmith et al., 2007).
우리나라에서 역시 항공기의 대기부식 위험도 분석 연구들이 수행된 바 있다(Park et al., 2016, 2020). 지금까지의 연구는 사용 변수 측면에서의 편의성과 분류의 명료성 때문에 주로 PACER LIME을 토대로 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PACER LIME은 미 공군에서 1960년대부터 각 대기 환경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여 부식환경의 심각도를 분류하고자 실시한 프로그램으로서 이후 다양한 연구에 활용되고 있다(Park et al., 2016).
하지만 부식성 분류에 대한 접근 방식은 합리적이지만 정확도와 정밀도에는 한계가 있다. 부식성 분류를 결정하는 대기 매개변수인 NOx, 황화수소, 염소가스, 산성비 및 기타 연기와 같은 잠재적으로 중요한 부식성 오염 물질의 영향을 포함하지 않으며 온도 역시 변수에 포함되지 않았다. 온도는 열대 해양 대기에서 높은 부식률의 주요 기여 요인이 될 수 있다(Roberge et al., 2002).
모형에 의한 분석 결과는 다양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모델에 이용되는 변수와 모형이 수립된 환경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PACER LIME 외의 다양한 모형을 이용한 부식 위험성을 평가하고 비교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최근 부식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대기 환경은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온과 오존은 과거보다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며(AIRKOREA, 2022), 미세먼지와 산성비의 농도는 감소하는 패턴을 보인다(Lab Science Crab, 2023). 이러한 변화 패턴을 고려하였을 때 단일 모델 방법을 이용하여 분석한 결과만으로는 우리나라의 항공기 대기부식 위험도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한편 지금까지의 연구는 주로 공군을 중심으로 연구되어, 항공기를 운영하는 다른 항공기 운용기지와 관공서 그리고 민간공항에 관한 연구도 필요하다. 공군, 관공서(소방, 경찰, 해안 경찰, 산림청 항공대)의 항공기는 격납시설에서 관리·유지되지만, 육군, 해군, 해병대의 항공기 운용기지와 일부 관공서는 옥외에서 관리·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공군뿐 아니라 다양한 항공기 운용기지와 항공기 운용기관의 항공기 계류장소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는 다음의 두 가지에 분석 목적을 두었다. 첫째, 다양한 대기부식 모델을 이용하여 부식 취약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비교함으로써 우리나라의 항공기 대기부식 위험도에 대한 향상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둘째, 공군, 육군, 해군, 해병대, 관공서 등 다양한 기관의 항공기 계류장을 연구 대상으로 하여 우리나라 전 지역에 대한 전반적인 항공기 부식 취약성 정보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항공기 계류장에는 군 및 관공서의 계류장 외에 민간공항의 계류장도 있다. 하지만 민간공항의 계류장은 운용 측면에서 군 및 관공서와 차이가 있고, 계류장의 운용 방식에 대한 정보 등을 획득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 본 연구에서는 군과 관공서의 계류장을 연구 대상으로 하였다.
Ⅱ. 연구자료 및 방법
본 연구의 연구 대상은 우리나라에 있는 47개의 항공기 운용기지이다. 여기에는 경찰 및 산림청 16개, 공군 13개, 육군 20개의 항공기 운용기지가 포함된다. 두 개 이상의 항공기 운용기지가 함께 운영되는 지점은 한 개 지점으로 간주하여 분석하였다. 각 항공기 운용기지의 좌표 및 명칭은 구글 지도를 이용하여 획득하였다. 자세한 위치와 명칭은 군사 보안을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제시하지 않았으며 연구 대상 지점은 1부터 47의 일련번호로 표시하였다.
연구에 사용한 대기 환경변수는 Table 1에 제시하였다. 염화물에 의한 부식을 고려하기 위해 해안으로부터의 거리(Dist), 염화물의 표면 흡착률(Cldepo), 강수량에 포함된 염소 이온(Clprcp)을 활용하였다. 부식과 연관된 기상 자료로는 연 강수량(Prcp), 연평균기온(Tavg), 상대습도(Rhav)와 절대습도(Ahav)를 사용하였다. 습도 외에 습윤 환경을 고려하기 위한 변수로 두 가지 형태의 습윤 시간(time of wetness, TOW)을 활용하였다. 하나는 상대습도가 80%를 초과하고 하루평균기온이 0℃를 초과하는 일자의 비율을 등급 형태로 고려하는 변수(TOWc)이고, 다른 하나는 연중 강수 기간을 비율 형태로 고려하는 변수(TOWh)이다. 대기질 자료로는 이산화황(SO2), 미세 먼지(PM10), 그리고 오존(O3)을 사용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기상 자료와 대기질 자료의 기간은 2017~2021년(5년)이다. 기상 자료는 기상청의 기상자료개방 포털(data.kma.go.kr)을 통해 획득한 지상 종관기상관측망(Automated Synoptic Observation System, ASOS) 자료를 활용하였다. 사용된 자료의 시·공간적인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기상 자료는 매월 20일 이상의 관측 결과가 존재하고, 관측 누락 일수가 전체 기간의 1% 미만인 관측 지점만을 선택하여 활용하였다.
대기질 자료는 한국환경공단의 에어코리아(airkorea. or.kr)를 통해 배포되는 National Ambient air quality Monitoring Information System(NAMIS) 자료를 활용하였다. 대기질 자료는 위의 기간에 관측 위치가 변경되지 않은 도시대기 측정망 자료를 활용하였다. 대기질 관측망은 대기오염집중 측정망, 광화학 오염물질 측정망, 중금속 측정망 등 관측 항목과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는데, 관측 지점과 항목 등을 고려하였을 때 자료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활용하기 위해 관측망이 가장 많은 도시 대기 측정망 자료를 연구에 활용하였다. 대기질 자료는 연평균 자료를 사용하였는데, 이를 위해 먼저 20일 이상 관측된 월을 유효 관측 월로 간주하였고, 다음으로는 10개월 이상 관측된 해만 유효 관측 연도로 간주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2017~2021년의 전체 기간에 대한 연평균 대기질 자료를 획득할 수 있는 측정망을 선택하였다.
위의 과정을 통해 총 93개의 기상 관측 지점과 17개의 대기질 관측 지점 자료를 획득하였다(Fig. 1). 이 관측 지점들은 연구 대상 지점과 불규칙한 거리로 이격되어 있기 때문에 본 연구를 획득한 관측 자료를 연구 대상 지점에 부여하기 위해 자료의 통계적 공간 내삽을 수행하였다. 공간 내삽 방법으로는 공간분석 실무에서 많이 이용되는 역거리 가중치(Inverse Distance Weighting, IDW) 방법을 사용하였다(Park et al., 2013; Yang et al., 2019). IDW 분석에는 R 4.1.3 버전과의 R의 sf, raster, stat 라이브러리를 활용하였다.
Dist는 지리정보시스템을 활용하여 해안선으로부터 각 항공기 운용기지까지의 직선거리를 분석하여 획득하였고, Cldepo는 Park et al.(2016)의 연구에서 제시한 해안으로부터의 거리와 염화물의 표면 흡착률에 관한 멱함수(식 1)를 활용하여 추정하였다. Clprcp는 대기질 자료에 포함된 우리나라의 연도별 산성 강화물 이온 성분 농도(AIRKOREA, 2021)를 평균하여 단일 값인 1.28mg/L를 사용하였다. 절대습도는 상대습도를 다음의 식 (2)를 사용하여 변환하였다(Lab Science Crab, 2023).
여기에서 Cldepo는 염화물의 표면 흡착률(mg/m2/ day), Dist는 해안으로부터의 거리(km)이다.
여기에서 Ahavd는 주어진 날의 절대습도(g/m3), Tavgd는 주어진 날의 평균기온(℃), Rhavd는 주어진 날의 상대습도(%)이다.
연중 강수 시간 비율(TOWh)은 1년간 강수가 내린 시간으로 표현된다. 이 값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시간대별 강수량 자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본 연구는 공간적 내삽방법을 사용하여 연구 대상 지점들의 강수량을 추정하였기 때문에 시간대별 자료를 공간적 내삽으로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일별 강수 여부를 확인하고, 강수가 있던 날의 50%를 강수 시간으로 가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총 4개의 방법을 활용하여 항공기 알루미늄 대기 부식성 모의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비교하였다. 각 모의 방법은 Table 2와 같으며, 서로 상이한 대기 환경변수를 사용한다. PACER LIME은 분류 체계(Classification scheme)에 속하고, ICP, CORRAG와 CORRAG-II는 통계적 모형(Statistical model)에 속한다.
1965년 미 공군 기지별 항공기 부식 예방 관리를 위해 항공기 부식 심각도 분류체계 개발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대부분 항공기 외부 표면은 알루미늄 평판에 리벳을 고정하는 형태로 만들어지는데 미 공군의 운용범위가 본토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면서 지역별 항공기 부식 정도에 대해 차이가 있다는 가정하에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특수 제작된 금속 시편(1, 2, 7년 단위)은 각 지역 및 기간별로 노출시킨 후 금속 시편의 무게 감소를 측정함으로써 부식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그 결과 Fig. 2와 같은 분류체계를 개발하였다. PACER LIME 알고리즘의 첫 번째 분류 기준으로는 해안(염수)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인데 4.5km를 기준으로 운용기지가 4.5km보다 가까운 경우 AA등급(매우 심각)으로 분류된다. 4.5km 밖의 거리에서는 ‘절대습도 혹은 강수량’을 기준으로 기준치(절대습도 7.1g/m3, 연평균 강수량 125cm)에 따라 Fig. 2와 같이 구분한다. 마지막으로 이산화황(SO2), 미세 먼지(TSP, 공기 중 부유먼지, 본 연구는 PM10 적용), 오존(O3) 농도를 기준을 적용하여 최종 부식 등급을 AA(매우 심각)~C(약함, 무시)등급으로 분류된다(Summitt et al., 1980).
최초로 항공기 운용 환경에 따른 부식 정도를 측정하고 부식방지를 위해 주기적으로 교체, 세척, 재도장 조치를 위한 실험적 분석방법이라는 것에 의의가 있지만, 기온, NOx, 산성비 등 부식에 기여하는 다양한 대기 환경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ISO 9223 분류체계의 주요 부식환경 변수인 TOW, SO2, Cl-의 다양한 조합에 따라 대기 환경별 부식 관련 연구는 수십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으며 각각 통계 분석적 방법에 따라 다양한 식이 도출되었다. 1986년 ISO 기술위원회(TC156)는 유럽 및 미국의 51개 지역에서 ISO CORRAG라는 금속 시편 노출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철, 구리, 알루미늄, 아연 4가지 금속 시편을 평판형과 나선형 2개 형태로 구분하여 1986~1998년간 다양한 장소, 기후대, 습윤시간별 측정된 데이터로 금속 부식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와 부식율 간 통계적 상관계수가 산출되었다(식 5).
여기에서 log(rate)는 알루미늄판의 1년 로그 부식률(g/m2/year)에 관한 회귀 결과이다. TOWc는 습윤시간 계수, SO2는 이산화황, Cldepo는 염화물 침착 속도이다(Roberge et al., 2002).
UN/ECE 협약에서 활동하는 Convention on Long Range Transboundary air pollution(CLRTAP)는 문화·유산을 포함하는 여러 재료에 관한 대기부식 위험에 관해 연구하는 프로그램인 International Co-operative Programme(ICP Materials)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알루미늄의 부식 위험도를 산정하는 식 (6)을 제안하였다. 아래 식은 ICP Materials에 의해 1987~1995년에 수행된 8년 실험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2001년 106개 사이트에 대한 실험결과 이 식의 r2는 0.74이었다(CLRTAP, 2014).
여기에서 ML은 부식으로 인한 알루미늄의 손실량(mass loss, g/m2)이고, SO2는 이산화황, Rhav는 상대습도이다. Prep는 연 강수량이며 Clprcp는 강수량에 포함된 염소 이온 농도이다. Tavg는 연평균으로 10℃ 이상일 때와 미만일 때 각각 다른 상수(a=0.031, b=-0.061)를 사용한다. t는 알루미늄이 노출된 기간(연도)이다.
대기부식 속도가 환경 조건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부식 모델은 부식 손실을 시간의 함수로만 예측한다. 부식 손실을 시간의 함수로만 예측하는 모델의 경우 환경 조건의 변화를 적절하게 반영하는데 한계가 있어, 기존 모델과 다른 환경에서 부식 손실을 추정할 때 오류의 원인이 되어 예측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ISO CORRAG-II는 ISO CORRAG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환경 조건 및 시간의 함수로 부식 손실을 추정하는 모델을 개발하였다. 결론적으로 ISO CORRAG-II는 대기부식에 대한 환경의 영향을 반영한 모델이다.
Klinesmith et al.(2007)은 ISO CORRAG 식을 산출하는데 사용된 데이터를 이용하여 모델을 교정하고, 새로운 모델 식 (8)을 제안하였다.
여기에서 y는 알류미늄의 부식으로 인한 손실량(μm/ yr)이고, TOWh는 연중 강수 시간 비율을 이용한 습윤 시간 계수, SO2는 이산화황, Cldepo는 염화물 침착 속도이다. Tavg는 연평균기온이며, A부터 J, 그리고 T0의 계수 값은 Table 3과 같다. 본 연구에서는 물체의 표면이 편평하다고 가정하고, Flat에 관한 변수를 이용하였다(Klinesmith et al., 2007).
Pecimen type | Equation coefficients | |||||||||
---|---|---|---|---|---|---|---|---|---|---|
A | B | C | D | E | F | G | H | J | T0 | |
Flat | 0.094 | 0.05 | 3,800 | 0.23 | 25 | 1.14 | 50 | 0.42 | 0.01 | 20 |
Helix | 0.27 | 0.05 | 3,800 | 0.23 | 25 | 1.14 | 50 | 0.42 | 0.01 | 20 |
Ⅲ. 연구결과
각 항공기 운용기지는 다양한 대기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Table 4는 연구에 사용한 변수와 값의 범위이다. 항공기 운용기지는 해안으로부터 200m부터 94.6km 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는 해안으로부터 35.4km 이격된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해안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에 항공기 운용기지에서는 일 36.2mg/m2의 염화물이 누적되고, 해안으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한 항공기 운용기지에서는 일 0.2mg/m2의 염화물이 누적될 것으로 추정되었다. 연 강수량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에서 100.0cm/yr 이상을 보이며 다우지역에서는 150.0cm/yr 이상을 보인다. 다만 백령도 등 서해 일부 도서 지역에서는 100.0cm/yr 이하의 강수량을 보인다. 따라서 항공기 운용기지의 연 강수량은 83.4cm/yr에서부터 163.6cm/yr의 분포를 보였다. 연평균기온은 11.2℃부터 16.9℃를 보였으며 상대습도는 59.4%부터 74.7%를 보였다. SO2는 최소 3.0μg/m3부터 12.6μg/m3의 분포를 보였다. PM10은 31.9μg/m3부터 44.4μg/m3의 분포를 보였다. O3는 32.7μg/m3부터 86.1μg/m3의 분포를 보였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대기 환경 값의 범위는 ICP 함수를 개발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에서 관측된 대기 환경 자료(Roberge et al., 2002; Mikhailov, 2004)들과 대체로 유사하였다. ICP 모델은 연평균기온 2~19℃, 상대습도 56~86%, SO2 농도 1~83μg/m3, O3 농도 14~82μg/m3, 연강수량 33~215cm/yr, 강수량 내 Cl- 농도는 0.1~12mg/L의 분포를 갖는 대기 환경 자료를 활용하여 개발되었다. 본 연구에 사용된 값은 O3를 제외하고 모두 이 범위에 포함되었다. 연구에 사용된 O3 최곳값이 유럽의 82μg/m3 보다 높은 86.1μg/m3이기 때문에 ICP 함수가 개발되었던 유럽의 당시 대기환경에 비해 최근 우리나라의 O3 농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47개 지점에 대해 다양한 모의 방법을 활용하여 부식 등급을 분석한 결과 PACER LIME과 CORRAG에서는 다양한 차이가 나타났다. 반면 ICP와 CORRAG-II에 의해서는 지점 간 부식 등급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Table 6).
각 등급의 분포를 정리하면 Table 5와 같다. PACER LIME에서 AA 등급은 9개, A 등급은 34개, B 등급은 4개이었다. ICP에 의한 모의에서는 47개 모두가 C2 등급에 포함되었다. CORRAG에 의한 모의에서는 C4 등급에 4개 지점이 포함되었고, 42개는 C3 등급에 포함되었다.
Model | Category | ||||
---|---|---|---|---|---|
PACER LIME | C | B | A | AA | |
0 | 4 | 34 | 9 | ||
ICP | C1 | C2 | C3 | C4 | C5 |
0 | 47 | 0 | 0 | 0 | |
CORRAG | C1 | C2 | C3 | C4 | C5 |
0 | 0 | 42 | 5 | 0 |
CORRAG의 결과에는 C4 등급이 나타나는 반면 ICP의 결과에서는 지점 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다. ICP에서 지점별 차이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으로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변수는 강수량에 포함되어 있는 Cl- 이온 농도이다. ICP는 강수량에 포함된 Cl- 이온 농도 변수를 강수량 변수와 곱하는 방식으로 염소에 의한 부식 위험을 고려한다. 본 연구는 강수량에 포함된 Cl- 이온 농도의 지점별 차이를 고려하는 데 한계가 있어, 전국 평균적인 값인 1.28mg/L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Cl- 이온 농도의 차이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그 결과 지점별 등급에 차이가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지점별 Cl- 이온 농도의 차이를 고려한다면 ICP에 의한 등급에 차이가 나타나는지에 대하여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모든 지점에 12.8mg/L의 농도를 적용하였다. 이 값은 유럽 12개 국가와 캐나다, 미국에서 관측된 강수량에 포함된 Cl- 농도 범위(0.1~12.0mg/L)에서 최곳값에 해당한다. 본 연구의 ICP 모의에 사용된 1.28mg/L의 Cl- 농도를 12.8mg/L라 가정하였을 때 1년간 알루미늄의 손실량은 최대 0.6g/m2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모든 지점의 부식 위험도가 C2(낮은 단계의 부식성) 단계에 해당하였다. 따라서 Cl- 이온 농도를 고려하였다고 하여도 지점별 부식 위험 등급에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
CORRAG와 ICP의 차이는 Cl- 이온 농도의 불확실성 보다는 염소의 위험성을 고려하는 방식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CORRAG는 ICP와 달리 해안으로부터의 거리를 토대로 추정된 염화물의 표면 흡착률 변수를 사용하여 부식에 미치는 염소의 영향을 고려한다. Table 5에서 CORRAG의 C4 등급은 모두 PACER LIME에서 AA 등급이었다. 이는 CORRAG의 C4 등급 지점이 해양으로부터 공급된 다량의 염화물 표면 흡착률에 의해 결정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CORRAG의 결과에는 C4 등급이 나타났지만, ICP의 결과에서는 지점 간 차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염소의 고려 방법에 따른 차이에 의해 비롯된 것으로 판단된다.
CORRAG-II의 결과는 PACER LIME의 결과와는 뚜렷한 차이가 있었고, CORRAG의 결과와는 전반적으로 유사한 분포 등급의 분포 패턴을 보이지만 일부 지점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CORRAG-II의 결과는 μm/yr 단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g/m2/yr를 사용하는 ISO 9223의 위험도 분류를 토대로 부식 위험 등급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CORRAG-II의 모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PACER LIME 및 CORRAG의 등급과 CORRAG-II에 의한 값의 분포를 비교하였다. Fig. 3에서 CORRAG-II의 값은 PACER LIME과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 예를 들어, PACER LIME에서 AA 등급에 포함되었던 지점의 CORRAG-II 값은 PACER LIME의 A 또는 B 등급에서 나타난 값들과 차이가 없었다. 이는 CORRAG-II에 의한 부식 위험의 공간적 분포가 PACER LIME에 의한 결과와 뚜렷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Fig. 4에서 CORRAG-II의 값은 CORRAG의 C4 등급에 해당하는 지점의 값들이 C3 등급에 해당하는 지점의 값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CORRAG와 CORRAG-II의 결과가 상대적으로 유사한 위험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4 등급에 있지만 CORRAG-II의 값이 이상점(outlier) 성격을 보이는 지점은 C3 등급의 CORRAG-II 평균값보다 낮은 값을 보인다. CORRAG와 CORRAG-II가 일부 지점에서는 다른 등급의 부식 위험을 나타내고 있다.
Ⅳ. 토의 및 결론
본 연구의 결과는 4개의 대기부식 모델을 이용하여 47개 비행기지에서 발생하는 대기부식 위험을 분석 및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각 항공기 운용기지의 부식 위험 등급을 평가하였는데 모의에 사용되는 방법에 따라 동일한 지점에 대해서도 다른 부식 위험 등급이 산출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차이는 각 방법에서 사용되는 변수의 차이에 의해 나타나고 있었다.
Snedecor and Cochran(1967)은 통계이론 측면에서 모델에 중요한 변수가 누락될 때 독립 변수의 효과를 정확히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는 어떤 지점의 부식 위험을 한 가지 방법으로만 산출하고 그에 따른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것에는 유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가지 방법보다는 다양한 환경요인의 영향을 고려하기 위해 여러 방법론으로 부식 위험을 평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편, 본 연구에서 PACER LIME에 의한 부식 위험 등급은 기존의 국내 연구들(Park et al., 2016, 2020)에서 나타났던 등급에 비해 높았다. 이는 기존 연구와의 두 가지 뚜렷한 차이 때문에 나타난 결과이다. 이는 다음의 두 가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첫째, 본 연구는 국내의 다양한 항공기 운용기지를 연구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기존 연구들에서 다루지 않았던 해안가로부터 근거리에 위치한 항공기 운용기지들이 연구 대상에 포함되었다. 따라서 기존 연구들과는 다른 높은 부식 위험 등급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특정 항공기 운용기지뿐 아니라 전반적인 측면에서 부식 위험 등급을 평가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3과 6, 15, 23, 26, 27, 28, 29, 47은 PACER LIME에서 AA 등급으로 분류되었고, 이들의 공통점은 해안으로부터 인접한 지역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해안에 인접한 계류장의 부식 예방 활동이 적절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둘째, 1과 2, 4, 5 등 PACER LIME에서 A등급으로 분류된 34개의 계류장의 높은 부식위험은 모두 최근에 빠르게 상승하고 오존 농도와 관련되어 있다. 본 연구는 최근 5년의 대기질 자료를 사용하였고, 최근에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O3의 영향이 결과에 반영되면서 부식 위험 등급이 기존 연구에 비해 상향되었다. Fig. 5는 1997년부터 2021년까지의 연도별 전국 대기오염도 변화를 보여준다. Y축은 각 항목에 대한 Z-Score로 농도 변화를 의미한다(Z-Score=(관측값–평균) / 표준편차). 그 결과를 보면, SO2와 NO2, PM10의 농도는 과거에 비해 최근에 감소하는 반면 O3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 O3 농도는 대부분의 지점에서 PACER LIME의 임계기준인 36μg/m3를 넘고 있다(Appendix Table 1 참고). 오존은 알루미늄의 부식 뿐 아니라 재도장 주기와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Roberge et al., 2002). 이와 같은 결과는 A등급으로 분류된 계류장에 대해서는 부식뿐 아니라 재도장 주기의 관점에서도 최근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오존 농도에 관한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불규칙하게 분포해 있는 지점 관측 자료를 토대로 각 항공기 운용기지의 대기 환경 자료를 산출하기 위해 공간분석 실무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IDW를 공간적 내삽 방법으로 활용하였다. 이 방법은 지도 상의 직선거리를 기반으로 내삽을 수행하기 때문에 지형적 특성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Park et al., 2009; Park and Jang, 2016). 본 연구에서 더욱 신뢰성 높은 대기 환경 자료를 산출하기 위해서는 Co-kriging, PRISM, 그리고 기계학습법 등 보다 다양하고 개선된 내삽 방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염화물의 표면 흡착률과 강수량에 포함된 염소 이온, 연중 강수 시간 비율 변수는 추가적인 실험과 데이터 마이닝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
Klinesmith et al.(2007)의 연구에서 부식성 평가 모형의 계수가 표면의 형태에 다르다는 것은 부식 속도가 노출 시간과 대기 환경뿐 아니라 기체의 형태, 고정익과 회전익 여부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는 각 계류장에서 운영 중인 항공기의 현황에 따라 상이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정보일 수 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대기 환경 외에 기체의 형태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하였다. 추후 연구에서는 항공기 계류장의 운용 특성과 고정익과 회전익 항공기의 현황 등을 고려하여 부식 위험도를 평가하고 비교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위와 같은 연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항공기 부식을 유발하는 환경변수(이산화황, 오존, 강수량, 염화물 등)에 해당하는 측정량을 각 분류체계 및 통계분석모델에 적용하였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나아가 각 부식 모의 방법에 따라 같은 지역이라도 다른 부식 위험 등급을 받을 수 있고, 최근 변화하는 대기 환경에 의해 과거와는 다른 부식 위험 등급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도 의미 있는 연구 결과로 판단된다. 이는 부식 위험 평가에 있어 다양한 방법을 비교·평가하거나 서로 다른 평가 결과를 상호보완적으로 자세히 검토하여 방법론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며 추후 우리나라의 부식 취약성 지도를 작성할 때 중요한 기초 정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