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대한민국 공군은 국가 방위의 핵심전력으로 전비태세 유지를 위해서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선제적 안전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 20년간의 공군 항공사고 통계를 10년 단위로 비교해보면, 2000년에서 2009년 사이 97건이던 발생 건수는 2010년에서 2019년 사이 48건 발생으로 감소하였다(ROKAF ASA, 2021). 같은 기간 동안 중사고 사고율도 약 1.42에서 약 0.69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통계자료를 전체 항공기에서 훈련기로 한정해서 살펴본다면, 2000년에서 2009년까지 8건, 2010년부터 2019년까지는 6건으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보이나, 중사고 사고율이 약 0.24에서 0.77로 매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군 전체 항공기의 중사고 사고율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훈련기의 중사고 사고율은 증가하고 있다. 훈련 비행에서 인간은 장비의 상태, 규정 및 절차, 환경 등의 요인에 따라 항공기를 운용하여 임무를 수행하는 주체적인 역할을 한다. 만약 인간에게 미치는 요인들이 서로 조화롭지 않을 때 인간의 능력은 저하되면서 목표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이것이 인간의 실수로 이어지게 되면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Kim, 2000). 최근 20년간 훈련기의 사고의 원인을 살펴보면 인적요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훈련 비행 시 공군 학생조종사들에게 위험을 줄 수 있는 요소를 SHELL 모델을 바탕으로 위험요인을 분석해 보고자 하였다.
Ⅱ. 이론적 고찰
항공분야를 비롯한 여러 산업 분야에서 재해로부터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업무의 능률과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을 위하여 인적요인 분야의 개발과 활용이 주요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1972년 미국의 심리학 교수인 Elwyn Edward는 승무원과 항공기 장비 사이에 상호작용 관계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표시하는 도표인 SHEL(Software, Hardware, Environment, Liveware)모델을 고안하였는데, 인간의 인체 기관 능력 및 한계에 대한 인식과 함께 인간과 기기 시스템 및 주변 환경과의 부조화를 해소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주장하였으나 그의 이론은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1975년 네덜란드 KLM항공의 기장 출신은 Frank H. Hawkins 박사가 Elwyn Edward가 고안한 SHEL모델을 수정하여 “Building Block” 모형인 새로운 SHELL 모델을 Fig. 1과 같이 고안하였다.
이를 조종사의 임무와 관련하여 적용해 보면 가운데 ‘L’은 Liveware의 약자로 인간 즉 조종사를 의미한다. 아랫부분의 ‘L’ 또한 Liveware의 약자로서 또 다른 인간을 의미하는데 업무에 직접 관여하면서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또 다른 조종사나 관제사, 정비사와의 관계를 나타낸다. ‘H’는 Hardware의 약자로 항공기 운항과 관련하여 조종사가 조작하는 모든 장비 장치류를 나타내는 것이며, ‘S’는 Software의 약자로서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규정이나 비행절차, Checklist, 기호, 최근 점차 늘어나는 컴퓨터 프로그램 등이 해당한다. ‘E’는 Environment를 의미하는 것으로 주변 환경과 조종실 내 조명, 습도, 온도, 기압, 산소농도, 소음, 시차 등을 나타내며 이러한 각각의 요소는 직무수행과정에서 제 기능과 역할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항시 최적의 상태와 조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중심의 ‘L’(조종사 개인적 요소)과 주변 요소들은 임무 수행의 안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Byeon, 2009). 안전한 훈련비행을 위해서는 각 요소와의 상호관련적 특성을 파악하여 최적의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SHELL 모델의 중심은 인간(Liveware)이다. 항공기 내에서의 인간은 조종사를 의미한다. 인간의 특징은 어떠한 시스템에서 가장 융통성이 있고 효용성이 높다는 장점은 있으나, 개인에 따라 업무수행능력의 차이가 크며 제한 사항도 많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간은 주변의 요소들과의 관계를 통한 기능이 저하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화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델의 중심에 있는 인간이라는 요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조종사는 비행 시 조종실 내의 각종 계기를 주시하고 확인하면서 상황에 따라 필요한 기기를 조작하게 된다. 이때 계기의 형태나 조작의 방향, 색깔, 위치, 경보의 형태와 방법 등은 승무원의 인지구조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장비 요소가 인간에게 맞지 않거나 적절히 적응하지 못하면 비행업무의 능률성과 효율성 및 안전성을 보장할 수 없게 되어 사고의 잠재요인이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적 실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SHELL 모델에서 소프트웨어(Software)는 항공법규, 규정(지침서), 점검표(Checklist) 등을 의미한다. 항공기는 정해진 법규, 절차에 의해 비행하여야 하고, 운용하는 주체의 관련 규정 절차, 교범 및 점검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승무원과 소프트웨어의 관계는 물리적이기보다는 정신적인 요소이며 행동을 결정하는 데 있어 근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Kwon, 2004). 운항과 관련된 법 규정과 절차가 불합리하거나 조종사가 규정 절차를 올바르게 준수하지 않거나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 또는 각종 기호 표시 등의 해석을 잘못하여 오류를 유발하는 경우 안전운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승무원은 항시 운항과 안전에 필요한 제반 규정과 절차 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인간이 항공기를 이용하여 공중환경에 장시간 머물 수 있게 되면서 지상과는 다른 생존환경에 적응해야 할 것인가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초기에는 방한 점퍼, 방풍 안경, 헬멧 등 단순한 장비를 이용하였으나, 기술 수준의 발달로 항공기 기내의 여압조절과 온도, 조명, 방음 등이 가능해짐으로써 환경을 지상 위에 인간의 보통 생존조건과 유사하게 맞추게 되었다. 그럼에도 시설, 장비 및 기상 등 환경적 요소에 의하여 업무환경이 취약하게 되면 조종사의 수행능력이 저하되어 사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물리적 환경보다는 정치·경제적 환경에 의해 제약을 받는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승무원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주요한 이슈 중에 하나다.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이하 ICAO)에서 인적요소의 기초이론으로 인정받고 있는 Hawkins의 SHELL 모델은 조종사와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환경 등 개개의 요소와 그리고 조종사를 중심으로 각 요소와의 상호작용 관계로 기술하고 있다. 각 요소의 내면에는 세부적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고, 요소별 상호관계도 복잡하게 관련되어 있다. 현재 ICAO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적요소 구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ICAO, 2018).
Ⅲ. 연구 방법
본 연구의 설문 문항은 ICAO에서 인적요인 이론으로 채택하고 있는 Elwyn Edward(1972)와 Frank H. Hawkins(1975)에 의해 고안된 SHELL 모델과 이와 관련하여 2011년도에 민간분야의 훈련비행 학생조종사를 대상으로 인적요인을 연구한 34개 문항(설은숙)을 기초로 하였다(Seol, 2011). 공군 비행교육 입문 과정 학생조종사의 현황에 적용하기 위하여 SHELL 모델을 구성하고 있는 각 요소를 바탕으로 총 22개의 측정문항과 인구통계학적 변수를 측정하는 추가적인 3문항으로 재구성하였다. 학생조종사와 교관요원의 비교를 통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 학생조종사용 설문지와 교관요원용 설문지를 따로 작성하였다. 22개의 측정문항은 공통으로 적용하였으며, 학생조종사용 설문에는 성별, KT-100의 비행시간, 민간항공에서의 비행경험을 파악하기 위한 민간분야 비행시간 문항이 추가되었다. 교관요원용 설문에는 KT-100의 비행시간, 총 비행시간, 연령 문항이 추가되었다. 공통 문항을 살펴보면 Liveware(개인적요소)에 관한 문항은 ‘피로’, ‘비행기술 능력’, ‘학술/절차의 숙지’에 관한 문항으로 구성하였고, Liveware-Software(조종사-소프트웨어) 관계에 관한 문항은 ‘매뉴얼(T/O, Manual)의 구성’, ‘지침서의 구성’, ‘점검표(Checklist)의 구성’, ‘항공정보자료 획득 관련 체계의 구성’에 관한 문항이며, Liveware-Hardware(조종사-하드웨어)에 관한 문항은 ‘조종실 내에 구조와 배치’, ‘경고 및 경보장치’, ‘계기, 기기 등의 신뢰성’, ‘조종장치와 좌석 위치조절 장치 등의 편의성’에 관한 문항으로 구성하였고, Liveware-Environment(조종사-환경) 관계에 관한 문항은 ‘조종실 내부의 환경(온도, 습도, 기압, 소음, 진동 등)의 적합성’, ‘기지 및 주변 지형(산봉우리, 건물)의 영향’, ‘기지 및 주변의 조류활동 영향’, ‘다른 항공기 항적의 영향’에 관한 문항, Liveware-Liveware(조종사-인간) 관계에 관한 문항은 ‘교관과 학생 간 의사소통의 어려움’, ‘학생의 수행능력에 관한 교관의 영향(Kim, 2010)에 관한 인식’, ‘관제사와의 의사소통’, ‘정비사와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항, 사고/준사고 경험에 관한 문항은 ‘사고/준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실수의 경험’, ‘항공기 상태로 인한 불안한 상황의 경험’, ‘학생조종사로 인한 불안한 상황의 경험’을 묻는 문항으로 구성하였으며(Kang, 2020), 공통 문항 이외에 학생조종사용 설문지에는 성별, KT-100의 비행시간, 민간에서의 비행시간 문항이 추가되었고, 교관용 설문지에는 공통 문항 외에 KT-100의 비행시간, 총 비행시간, 연령 문항이 추가되었다. 설문지의 전체 구성은 Table 1과 같다.
설문은 공군 비행 훈련 과정에서 조종사에게 미치는 위험요인을 분석하기 위함이며, 공군 비행교육 과정은 크게 초등, 중등, 고등으로 나뉘며, 그중 가장 안전에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초기 입문 과정인 초등 훈련(학생) 조종사(KT-100기종)를 대상으로 하였다. 또한, 가장 경험이 많은 교관 조종사와의 경험적 측면의 비교 분석을 위해 학생 조종사의 비행교육을 담당하는 교관 요원들을 대상으로도 설문하였다. 학생조종사의 설문지는 ’21년 12월 2일 현장에서 배부 후 회수하였고, 교관요원의 설문지는 ’21년 12월 1일부터 배부하여 ’21년 12월 2일에 회수하였다. 설문의 모든 문항에 대한 평가는 리커트(Likert) 5점 척도로 적용하였다. ‘매우 그렇다’라는 5점, ‘대체로 그렇다’라는 4점, ‘보통이다’라는 3점, ‘대체로 그렇지 않다’라는 2점, ‘전혀 그렇지 않다’라는 1점으로 평가하였다.
SHELL 모델을 이용하여 입문과정에 있는 학생조종사에게 어떤 분야의 연결고리가 취약한지, 또 이를 강화하기 위한 보완점이 있는지를 찾기 위해 조종사로서 다양한 경험과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교관집단과 이제 막 비행에 입문한 학생조종사집단 간 설문의 응답을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다면, 두 집단의 특성을 통하여 상대적으로 취약한 부분과 그에 대한 보완점을 세부적으로 탐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의 수행능력에 대해 교관의 영향력에 관한 문항(Q17)은 질문의 모호성으로 인하여 통계분석 시 제외하였다.
모든 응답 자료는 SPSS(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 28th Edition) 통계 패키지를 사용하여 분석하였다. 설문지는 학생조종사 67부, 교관요원용 설문 22부였다. 설문시행일 기준 Table 2와 같이 학생조종사 대상자 67명 중 100%가 설문에 응답하였고, 교관요원 대상자 35명 중 약 63%인 22명이 응답하였다. 성별에서는 학생조종사 중 전체의 3%인 2명이 여성이었고, 남성이 97%인 65명이었다. 교관요원은 100%인 22명 모두 남성이었다. 학생조종사 중 전체의 4%인 3명은 공군 비행교육 입문과정 입과 전 민간항공에서 10~15시간의 훈련비행 경험이 있었으며, 다른 96%의 학생들은 공군에서 처음 훈련비행을 시작하였다. 학생조종사들은 평균적으로 15시간 정도의 훈련비행을 입문과정 입과 후 진행하였다.
구분 | 응답자 | 응답률(대상자대비) | 성별 | 민간 비행경험 | ||
---|---|---|---|---|---|---|
남 | 여 | 없음 | 있음 | |||
학생 | 67 | 100% | 97% | 3% | 96% | 4% |
교관 | 22 | 22% | 100% | - |
교관집단과 학생집단 간의 분야별 차이를 살펴보기 위하여 Fig. 2와 같이 평균값을 비교하였다. 교관집단의 평균값이 학생집단의 평균값보다 높은 분야는 Liveware와 Liveware-Liveware로 나타났고, 학생집단의 평균값이 교관집단의 평균값보다 높은 분야는 Liveware-Software, Liveware-Hardware, Liveware-Environment로 나타났다. 분야별 차이가 큰 순서로는 Liveware(0.85), Liveware-Hardware(0.6), Liveware-Software(0.41), Liveware-Environment(0.28), Liveware-Liveware (0.22) 순으로 나타났다.
분야별 평균값의 비교를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인지 확인하기 위해 t-검정을 하였다. Table 3에서와 같이 Liveware와 Liveware-Software, Liveware-Hardware에서의 차이가 유의미한 차이로 나타났다. 이 세 분야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것은 타 기종 운용 경험이 있는 교관과 비교 대상이 부족한 학생과의 경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교관집단과 학생집단의 차이를 세부적으로 탐색해보기 위하여 각 문항을 분야별로 구분하여 문항별 평균값 비교와 차이 분석을 시행하였다.
먼저 Fig. 3은 교관집단과 학생집단의 Liveware 문항별 평균값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신체적 피로(Q1), 훈련비행에 대한 비행기술 능력(Q2), 학술/지식의 숙지(Q3)를 묻는 문항 모두 교관집단의 평균값이 학생집단의 평균값보다 높게 나왔고, t-검정을 실시한 결과 Table 4와 같이 신체적 피로(Q1)와 비행기술 능력(Q2)에 관한 문항이 유의미한 차이로 나타났다.
분야 | 집단 | 응답자 수(N) | 평균(M) | 표준편차(SD) | t | p |
---|---|---|---|---|---|---|
Q1(신체적피로) | 교관 | 22 | 3.91 | 0.53 | 2.46* | .016 |
학생 | 67 | 3.31 | 1.09 | |||
Q2(비행기술 능력) | 교관 | 22 | 4.73 | 0.46 | 7.11* | .000 |
학생 | 67 | 3.16 | 0.99 | |||
Q3(학술/절차 숙지) | 교관 | 22 | 4.18 | 0.85 | 1.69 | .094 |
학생 | 67 | 3.78 | 1.01 |
신체적 피로 문항(Q1)의 학생집단 평균값(3.31)이 교관집단 평균값(3.91)에 비해 낮다는 것은 학생집단이 교관집단보다 자신의 피로를 상대적으로 높게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교관집단의 평균 연령이 월등히 높고, 비행 소티수와 일반적인 부가업무가 많아 일반적으로 피로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교관집단보다 학생집단의 피로도가 높은 이유로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및 훈련과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 학술 및 비행 준비로 인한 수면부족 등이 피로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분석된다(Kim, 2009). 최근 ICAO를 비롯하여 美 공군과 우리 공군도 비행 안전에 주요 위험요인으로 조종사의 피로를 주목하고 있고, 피로위험 관리를 국제 기준화하여 피로관리 제도를 마련하고 적용토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비행의 안전과 훈련의 효율을 위해 학생조종사들의 피로 관리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된다. 이를 위해 학생조종사가 스스로 피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피로 관리방안과 관련된 교육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훈련비행에 대한 비행기술 능력 문항(Q2)은 교관과 학생조종사의 평균값의 차이가 1.57로 나타났는데 이는 교관집단과 학생집단의 비행에 대한 지식과 대처능력 수준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라고 분석된다.
Liveware-Software 분야의 네 가지 문항에서는 Fig. 4와 같이 모두 학생집단의 평균값이 교관집단보다 높게 나왔으며, t-검정을 실시한 결과, Table 5와 같이 점검표(Checklist) 구성(Q6)에 관한 문항에서만 교관집단(M=3.73, SD=0.99)과 학생집단(M=4.48, SD=0.61) 사이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교관집단은 공군에서 장기간 전력화된 항공기의 조종사로 근무하면서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루어진 Software 체계를 경험하였고, 상대적으로 운용 기간이 짧은 현재 훈련기 Software와의 비교를 통해 개선사항 등이 식별되기에 Software 문항들의 평균값이 학생집단에 비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점검표(Checklist) 등의 개정 시, 교관 요원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수렴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Liveware-Hardware 분야의 문항에서도 Fig. 5와 같이 학생집단의 평균값이 교관집단의 평균값보다 모두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Liveware-Software 분야와 유사한 맥락으로, 교관집단의 타 기종의 경험에 따라 현재 항공기와의 비교가 가능하기에, 비교 대상이 부족한 학생조종사들에 비해 낮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Hardware 분야는 공군의 주력기종 운용 경험을 가진 교관집단의 결과를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다른 분야에 비해 개선이 쉽지 않고, 많은 자원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관집단의 평균값을 보면 모든 문항이 3점대를 나타내고 있었으며, 평균값이 낮은 순으로는 ‘조종실 내 조종장치나 좌석 위치조절 장치의 편의성에 관한 문항(Q11, 3.55)’, ‘조종실 내 계기, 기기 등의 신뢰도에 관한 문항(Q10, 3.73)’, ‘조종실 내 계기, 기기 등의 배치에 관한 문항(Q8, 3.77)’, ‘경고 및 경보장치에 관한 문항(Q9, 3.91)’ 순으로 나타났다.
항공기 Hardware와 관련하여 “현장 조종사들의 건의 사항과 의견 반영을 위한 제작사와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 “항공기와 관련된 의견교환의 기회를 자주 마련해주길 희망한다.”와 같은 추가의견이 있었다. 동일한 기종을 운용자나 운용부대가 한정적인 만큼 기술교류에 제한이 많은 상황에서, Hardware 분야의 안전 증진을 위해서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관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제작사 및 상위부서와의 정례적 회의 이외에도 수시 회의 개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t-검정 결과는 Table 6과 같이 모든 문항에서 교관집단과 학생집단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iveware-Environment 분야의 문항에서도 Fig. 6과 같이 모두 학생집단의 평균값이 높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t-검정을 실시한 결과에서는 Table 7과 같이 내부의 환경에 관한 문항(Q12)에서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해당 문항에 관해서는 “항공기에 난/냉장치 설치되어 있지만, 무더위와 강추위의 환경에서 비행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날 때가 있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비행의 안전은 조종사의 수행능력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Lee, 2009). 조종사의 수행능력은 기내의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난/냉 계통의 개선과 적절한 방한용품 지급, 온열 질환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여 적절하지 않은 기내 환경으로부터 교관과 학생조종사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Liveware-Environment 분야에서 교관집단의 평균값(2.82)이 가장 낮았던 조류 영향에 대한 문항(Q14)에 대해서는 “RWY(Runway) 34 사용 시 final 부근에서 조류활동이 활발한데, 경로상에 축사 등의 건물이 자리하고 있어 조류충돌에 각별한 주의를 쏟고 있다.”와 “최근 들어 조류들의 활동이 과거보다 활발해지고 있는 느낌이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조류충돌은 항공기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기지 및 인근 지역의 조류활동 증가에 따른 퇴치 및 예방 활동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iveware-Liveware 분야의 문항에서는 교관과 학생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항(Q16)과 정비사와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항(Q19)은 교관집단의 평균값(4.27)이 학생집단의 평균값(4.16)보다 높았고, 관제사와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항(Q18)은 학생집단의 평균값(4.21)이 교관집단의 평균값(4.05)보다 높게 나타났다. Fig. 7은 Liveware-Liveware 문항 간 교관집단과 학생집단의 평균값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t-검정을 한 결과 Table 8과 같이 교관과 학생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항(Q16)에서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해당 문항의 교관집단 평균값은 4.18로 학생집단의 평균값 3.46보다 0.7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호 간의 의사소통이 학생집단보다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매 비행 시 학생을 평가하는 교관의 입장과 교관으로부터 평가를 받는 학생의 입장 차가 반영된, 입문과정의 특징적인 결과로 분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은 비행 안전을 위한 CRM의 기본이면서, 도제식 교육인 훈련 비행의 교육의 질을 고려한다면 교관과 학생의 의사소통 강화를 위한 CRM 교육과 면담 등의 시행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학생집단을 민간에서 비행경험이 있는 학생과 경험이 없는 학생으로 구분하여 문항별 t-검정을 진행하였다. Table 9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는 문항은 훈련비행에 대한 자신의 비행기술 능력에 관한 문항(Q2)으로 민간 비행경험이 있는 집단(M=4.33, SD=1.16)이 민간 비행경험이 없는 집단(M=3.11, SD=0.96)에 비해 평균값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 | 집단 | 응답자 수(N) | 평균(M) | 표준편차(SD) | t | p |
---|---|---|---|---|---|---|
Q2(비행기술 능력) | 교관 | 3 | 4.33 | 1.16 | 2.14* | .036 |
학생 | 64 | 3.11 | 0.96 |
입문과정 학생조종사의 경우 수료 시 15시간 내외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게 된다. 민간에서 비행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평균 15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입문과정 입과 전 이미 수료 시 비행시간과 비슷한 정도의 경험을 이미 해본 학생들의 적응능력과 자신감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Ⅳ. 결 론
설문 분석을 통한 SHELL 모델의 각 분야의 시사점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Liveware의 분야에서는 비행 안전 증진과 훈련의 효율 제고를 위한 학생조종사 대상 피로 관련 교육의 시행이 필요하다. Liveware-Software 분야와 Liveware-Hardware 분야는 개선점 식별을 위해서 선 경험을 바탕으로 한 교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현재 제작사와의 정례적인 회의 외에도 원활한 정보공유와 소통을 위한 회의의 수시 개최가 필요하다. 특히, Liveware-Environment 분야에서는 조종실 난/냉 계통의 개선과 사용 시 비행 안전에 영향이 없는 방한용품의 지급, 여름철 온열 질환의 예방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기지와 인근 지역 조류활동의 퇴치 및 예방 활동이 요구된다. Liveware-Liveware 분야는 교관과 학생의 의사소통 증진을 위해 CRM교육 및 수시 면담의 시행이 필요하다. 이 사항을 정리하면 Table 10과 같다.
본 연구는 공군 조종사 양성과정의 첫 단계인 비행교육 입문과정의 학생조종사의 위험요인을 SHELL 모델을 이용하여 분석하고, 식별되는 문제점에 대해 개선점을 도출하여 항공안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였다. SHELL 모델은 ICAO에서 권고하고 있는 인적요인(Human Factors) 분석 기법의 하나이며, Liveware, Liveware-Software, Liveware-Hardware, Liveware-Environment, Liveware-Liveware의 각 분야로 구분된 평가문항을 만들어 설문 시행 후 분석하였다.
본 연구에서 분야별로 밝혀진 위험요인과 개선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Liveware 분야를 살펴보면 학생집단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및 훈련과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 학술 및 비행 준비로 인한 수면 부족 등의 요인으로 피로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공군에서 다양한 임무를 맡게 될 학생조종사가 입문과정부터 올바르게 피로를 관리할 수 있도록 피로 관리방안에 대한 교육의 시행이 필요하다. 둘째, Liveware-Software 분야와 Liveware-Hardware 분야는 교관집단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의견수렴 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제작사와의 원활한 정보 공유와 소통을 위해 현재 시행 중인 정례적인 회의 외에 수시 회의 개최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 셋째, Liveware-Environment 분야에서는 최근 기지 및 인근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조류활동의 퇴치 및 예방 활동이 필요(ROK Air Force Regulation 6-7-5, 2016)하며, 조종사의 수행능력 보장을 위해 항공기의 난/냉 계통 개선 및 적절한 방한용품의 지급,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교육의 시행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교관과 학생 간 올바른 의사소통 강화를 위하여 CRM 교육과 수시 면담의 시행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