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항공분야에서 정의하는 수용량(capacity)이란 시간당 공항이나 공항의 구성물들(활주로, 유도로, 주기장)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의 항공기 대수로 정의하며[1], 항공교통량의 복잡성, 항공로의 구조, 기상 관련 변수를 포함하여 항공기의 운항 성능 및 관제사의 업무량(workload)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달라진다.
공항의 수용능력은 활주로/유도로 처리용량, 계류장/게이트 처리용량, 여객 터미널 처리용량, 항공교통관제업무 처리용량 중 가장 작은 값으로 전체의 수용능력이 결정되지만[2], 활주로의 경우 일반적으로 건설기간 및 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활주로의 수용량을 공항 전체의 수용량으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활주로의 수용량을 공항 수용량으로 가정하고 진행하였다.
공항의 처리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활주로의 용량 산정은 장기적 공항계획 수립뿐만 아니라 공항시설의 효율적인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수행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본 연구에서는 공항의 Airside 구성요소 가운데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큰 시설물인 활주로의 수용량 산정을 위한 방법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고, 구체적인 연구의 목적은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는 구축·검증된 미시적 항공교통시뮬레이션 모델(Simmod-PRO, 이하 Simmod)을 활용하여 항공기의 평균 출발·도착 지연시간(Delay)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수용량을 산정한다. 그리고 매년 증가하는 항공교통량을 토대로 현재 3개 활주로 운영이 포화되는 시기, 즉 제 4 활주로 완공시기를 예상한다.
두 번째는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 점유시간 (Runway Occupation Time, ROT)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속탈출유도로(Rapid-Exit Taxiway, RET) 재배치 방안이다. 항공교통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제 2 활주로의 RET를 증설, 재배치하면서 ROT를 최소로 하는 RET의 위치를 산출하고, 이를 적용하였을 때의 수용량 변화를 산출하였다.
Ⅱ. 선행연구 분석
미국 TRB (Transportation Research Board)에서 발행한 ACRP(Airport Cooperative Research Program) Report 79에서 제시한 활주로 용량산정 방법 중 하나로, 이 Report 에서는 활주로 용량산정 방법을 분석의 정밀도에 따라 <Table 1>과 같이 레벨 1부터 5까지로 구분하고, 각 단계별로 특징을 정의한다[3].
레벨 1-4의 모델의 경우 항공기의 지연시간이 고려되지 않은 수식기반 산정방법이다. 반면에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한 레벨 5의 경우에는 항공기의 운항 특성, 공항과 공역의 구축 등 다양한 항공교통요소들을 통해 정밀한 수용량 분석이 가능하다.
Simmod는 항공기가 이동하는 각각의 경로(Node와 Link 로 표현)를 설정한 동일한 속도로 이동한다고 가정한다. 즉, 하나의 항공기가 이동할 경우 지연되는 요소는 없으므로 계산된 시간과 실제 이동시간에는 차이가 없는 것이다.
배동한(2013)은 Simmod를 이용하여 인천공항의 효율적인 제빙 운영 전략 연구를 수행한 바 있고[4], 인천국제공항(2006)의 경우 Simmod를 이용하여 1, 2개 활주로 운영 시와 3개 활주로 운영 시의 활주로 용량을 연구한 바 있다[5]. 본 연구에서는 Simmod를 활용하여 항공기의 진행방향, 항공기 기종에 따른 분리기준치, 항공기 등급별 운항의 특성, 비행단계별 제한 등의 다양한 항공교통요소들을 적용하여 평균 지연시간을 고려한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 용량을 산출하고자 한다. 또한 수용량을 증대시키는 방안 중 하나인 고속탈출유도로의 재배치를 수행하여 가장 효율적인 고속탈출유도로의 증설 방안을 연구하였다.
Ⅲ. 시뮬레이션 구축과 검증
본 연구의 시뮬레이션 모형 구축 및 검증에 관한 시간적 범위는 운항스케줄 자료가 확보된 2018년 7월 29일 00시~24시까지로 설정하였으며, 인천국제공항의 CAD 도면 및 운항스케줄 자료를 Simmod에 입력하여 모형을 구축하였다(<Fig 2> 참조).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출발항공기의 경우 공항의 게이트에서 활주로 진입 후 표준계기출발절차로 이륙 후 선회단계까지, 도착항공기의 경우 표준계기도착절차의 최종접근단계부터 활주로에 착륙 후 게이트에 진입까지의 구간을 범위로 설정하였고, 3단계 건설사업의 제 2 여객터미널의 완공까지 적용하였다. 그리고 항공기당 평균 지연시간이 5분인 실용용량을 적용하여 인천국제공항의 활주로 운영 중 약 70% 이상을 차지하는 North Flow(활주로 33L/R, 34방향) 상황을 분석하였다.
연구의 진행은 ⅰ) 자료 수집을 통한 자료의 입력 및 검증자료의 구축, ⅱ) 시뮬레이션 모형 구축, ⅲ) 시뮬레이션 검증 및 보완, ⅳ) (검증 완료 시)연구 진행 및 분석 순서로 진행하였다.
시뮬레이션 모형 구축 과정에서 도면, 항공기 운항특성, 관제 자료 등의 수집, 분석 및 입력 시 오류가 발생 할 수 있다. 따라서 구축된 시뮬레이션의 기초모형은 검증(Validation)을 거쳐 수정 및 보완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검증지표는 활주로점유시간과 도착 항공기간 분리시간 간격이다.
활주로 점유시간은 착륙 항공기가 활주로에 접지 후 활주로를 이탈 할 때 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실제 각 활주로에 착륙하는 항공기의 ROT와 시뮬레이션 결과의 ROT를 각각 비교해 보았다. <Table 2>는 검증 결과를 나타낸 것으로, 인천국제공항의 연 평균 ROT와 시뮬레이션에서 산정된 ROT간 약 5%의 오차를 보였다.
Runway | Simulation Result (sec) | Annual Mean ROT(sec) |
---|---|---|
33R | 72.6 | 75.1 |
34 | 70.9 | 70.3 |
다음으로 도착 항공기간 분리시간에 대한 비교 검증을 진행하였다.<Fig 3>은 Flightradar24를 통해 수집된 항적자료 분석을 통해 산출된 도착 항공기간 실제 분리시간 분포와 시뮬레이션 모형에서 도출된 분리시간 분포를 나타낸다. 실제 관측값은 항적자료의 부정확성으로 인하여 도착 항공기 506대 중 473대를 관측할 수 있었다. <Fig 3에서와 같이, 시뮬레이션 분석으로 산출된 평균 분리시간(오른쪽의 실선 그래프)은 166초인 반면, 실제 관측된 평균 분리시간 (왼쪽의 점선 그래프)은 154초로 나타나 약 8%의 오차가 발생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탈출 유도로 사용 비율, 도착 항공기간 분리간격 검증 결과 나타난 최대 8%의 오차범위를 타당한 범위 이내인 것으로 판단하고, 해당 모형을 활용하여 연구 분석을 진행하였다.
Ⅳ. 연구 결과 산출
일반적으로 활주로 용량에 따른 항공기의 지연(Delay)은 출발․ 도착 항공기의 지연시간을 합하여 산정된다. 출발 항공기 지연시간은 출발항공기가 활주로의 출발 대기열(Departure Queue)에 진입한 시점부터 이륙허가를 받아 활주로에 진입 할 때까지의 시간을 의미하며, 도착 항공기의 지연시간은 도착 항공기간 최소 분리거리 확보를 위해 후행 항공기를 체공(Holding) 또는 레이더 유도(Vectoring)등의 방법으로 지연시킨 시간을 의미한다. 활주로의 실용용량은 항공기의 출발․도착 평균 지연시간이 5분이 될 때의 수요로 정의하고[6](<Fig 4>참조), 이를 기준으로 인천국제공항의 3개 활주로 운영 시의 시간당 수용량과 연간 수용량을 산정하고, 이를 활용하여 제 4 활주로의 적절한 운영시기를 산출하였다.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수용량을 산정하기 위하여, 일일 스케줄을 분석하여 시간당 이·착륙 횟수가 가장 많은 시간대를 선정하였다. 그리고 혼잡(Peak) 시간대의 항공기 이·착륙 횟수를 기준(0%)으로 하여, 10%씩 증가된 스케줄을 입력하여 50% 까지, 각각 1시간의 시나리오를 생성하였다. 그리고 시뮬레이션 분석을 활용하여 각 시나리오별 지연시간을 측정하여, 출발·도착 지연시간이 5분경과 시의 최대 수용량을 분석하였다.
<Fig 5>는 수요 증가 시나리오별로(0%부터 50%까지) 각각 5회씩 시뮬레이션을 수행하여 도출된 시나리오별 항공기의 평균 지연시간 분석결과를 나타낸 것이다.
선형 보간법(Linear Interpolation)을 활용하여 인천국제공항 3개 활주로 운영시의 시간당 수요량을 산정한 결과, 지연시간 5분경과 시점에서 수용량은 기존 시간당 66대에서 25.3% 증가한 83대로 산출되었다. 즉, 5분의 지연시간을 고려한 83대가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수용량(실용용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활주로 수용량을 산정하였고, 이 산출값을 토대로 연간 수용량을 산정하려고 한다. 앞서 구한 시간당 수용량 83대에 Daily factor, Hourly factor를 곱한 값을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공항 수용량으로 산정한다. Daily factor는 365일에 첨두월 평균일 대비 일일 운항횟수(인천국제공항의 경우는 1.04로 산정)를 나눈 값이며, 1년에 최대로 운항할 수 있는 일수를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351을 적용하였다. Hourly Factor는 연간 운항횟수에 Daily Factor 대비 첨두시간 교통량(Slot)를 나눈 값으로, 일일 동일한 첨두시 운항횟수로 운영했을 경우의 압축된 운영시간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경우 증가하는 교통량을 감안하여 16으로 적용하였다.
연간 수용량 분석 결과,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수용량은 466,128대(83대×351(D)×16(H))로 산정되었다. 선행 인천국제공항 수요예측보고서[5]의 항공교통량 증가 추이를 바탕으로 분석하였을 때, 대략 2023년경 활주로가 포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 시기에 제 4 활주로가 완공되어 운영을 개시하여야 증가하는 항공 교통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해석된다.
고속탈출유도로(Rapid Exit Taxiway, RET)는 항공기 운항이 빈번한 공항에 설치되며, 25°에서 45°의 각도로(최적은 30°) 항공기가 활주로 착륙활주 중 빠르게 활주로를 이탈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7]. 하지만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설계 당시와는 다르게 착륙거리가 짧은 중형 항공기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고속탈출유도로를 통해 활주로를 이탈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활주로점유시간이 길어지면 착륙 항공기간 분리간격도 길어지고, 결국 수용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바꾸어 말하면, 활주로점유시간의 감소는 공항 수용량 증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시뮬레이션 모형을 이용하여 제 2 활주로의 고속탈출유도로를 200m 단위로(활주로 끝단으로부터 2,050m, 1,850m, 1,650m, 1450m 지점) 새롭게 증설하여(<Fig 6~7> 참조), 도착 항공기의 ROT를 얼마나 감소시키는지를 측정하고 가장 최적의 고속탈출유도로의 위치를 산정하였다. 또한, 앞서 제시한 활주로 수용량 산정방법을 활용하여, 최적의 고속탈출유도로를 증설했을 경우의 연간 수용량 변화를 연구하였다.
<Table 3>에서는 제 2 활주로의 고속탈출유도로 설계에 따른 평균 ROT 분석결과를 정리하였다. Table에서 보는 바와 같이,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1,850m 지점까지는 평균 ROT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1,650m 지점부터 평균 ROT가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가장 가까운 고속탈출유도로 위치 | 평균 ROT |
---|---|
2,250m(현행) | 72.6초 |
2,050m | 62.2초 |
1,850m | 57.2초 |
1,650m | 57.3초 |
1,450m | 57.7초 |
이는 일부 대형항공기의 착륙 활주 시 고속탈출유도로의 위치가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매우 가깝게 설계되어 해당 유도로로 활주로 이탈을 하지 못하여 평균 ROT가 다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분석 결과에 근거하여 제 2 활주로의 고속탈출유도로는 시단으로부터 1,850m 지점에 증설하는 방안이 ROT를 현행보다 약 15.4초 감소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산정되었다.
활주로 용량산정 방법을 활용하여, <Table 4>에 고속탈출유도로가 2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1,850m 지점에 증설된 경우의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최대 수용량(첨두시간 수용량)을 산정하였다. 비교 결과, 현행(제 2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2,250m 지점)보다 시간당 최대 3대, 연간 최대 16,848대 더 수용 가능한 효과를 보였다.
구분 | 2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2,250m(현행) | 2 활주로 끝단으로부터 1,850m(조정안) |
---|---|---|
활주로 수용량 (시간당) | 83대/시간 | 86대/시간 |
활주로 수용량(연간) | 466,128대/년 | 482,976대/년 |
두 안(案)의 비교 | 조정안이 현행과 비교하여 시간당 3대, 연간 최대 16,848대 더 수용가능 |
고속탈출유도로의 배치 시나리오와 증가하는 인천국제공항의 연간 수용량[5](굵은 실선의 꺾은선 그래프)을 바탕으로 공항 수용량을 분석한 결과(<Fig 8> 참조), 현행 고속탈출유도로를 유지하였을 때에는 2023년경(그래프의 파선), 고속탈출유도로의 재배치(1,850m 지점에 증설)가 이루어질 경우 2024년경(그래프의 실선) 활주로의 포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 시기 이전에 제 4 활주로의 운영이 이루어져야 증가하는 교통량을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Ⅴ. 결론 및 향후 과제
본 연구에서는 항공 교통량의 지속적 증가로 인하여 인천국제공항의 제 4 활주로의 건설이 절실한 시점에서, 공항 수용량의 진단 및 현황파악을 위한 공항 수용량 산정방법 연구의 필요성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시뮬레이션 모형을 활용하여 항공기의 지연시간을 고려한 시간당 수용량을 산출하여 이를 기반으로 연간용량을 산정하였다. 또한,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실제 관측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시뮬레이션 모형과 비교하는 모형 검증을 거쳐 보다 정밀한 분석을 수행하였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최근에 제 2 여객터미널을 개장하는 등 항공 수요량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 예상된다. 그에 따라 활주로 포화시기도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이러한 수요량의 증가에 대비하여 입·출항 절차 개선과 공역 확장, 분리기준축소 등 공항 수용량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시뮬레이션 기본 모형을 North Flow로 적용하고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기상 상황에 따라 South Flow로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지만 본 연구에서는 운항 비율이 많은(전체 운항의 70% 이상) North Flow로 모형을 구축하여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실제 지상을 이동하는 항공기의 항적자료(공항지표탐지레이더, ASDE)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실제 지상의 항공기의 이동시간을 측정하여 검증할 수 있다면 보다 정밀한 결과가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자료수집의 제약으로 Flightradar24 자료를 사용하였고, 항공기의 지상 이동경로의 부정확성이 존재하여 분석에 한계가 있었다. 끝으로 공항 용량 산정 시 매우 중요한 요소인관제사의 업무 부하도 고려해야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인적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진행하였다. 따라서 이러한 인적요소를 포함한 최신의 자료를 필두로 하는 연구 분석은 향후 연구과제로 남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