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공군 조종사들의 조기 전역으로 인한 조종사 공백은 국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공군에서는 숙련급 조종사들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조종사 유출은 계속 증가추세에 있으며, 2011년 1월부터 2016년 5월까지 영관급으로 자발적으로 전역한 조종사는 총 442명이었다(R.O.K. Assembly National Defense Committee Inspection and Investigation of State Administration, 2016). 2009년에 실시된 공군 조직문화진단 결과에 의하면, 조종사들은 다른 구성원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것이 이직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R.O.K. Air Force Headquarter, 2009). 이는 조종사들이 공군 조직 안에서 경험하는 심리적・내면적 갈등과 조종사 간 또는 다른 특기의 사람들 간의 관계에서 경험하는 내적 갈등이 이직의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Park & Choi, 2011, pp. 154). Jung, Moon, & Choi(2011)의 연구에서도 분배공정성, 승진기회인식과 함께 역할갈등이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Park & Noh(2011)의 연구에서 공군 조종사의 임금, 과다한 업무, 승진 등은 직무 스트레스와 이직의도에 영향을 주었고 직무 스트레스는 이직의도에 정적 영향을 주었지만 Park, Noh, & Shin(2012)의 연구에서는 직무 스트레스는 직무만족에는 영향을 주었지만 이직의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소명의식(Calling)에 대한 최근의 연구들을 통하여 직업에 대한 소명의식이 직무관련 변인들과 조직관련 변인들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Yoon, Lee, Sohn, & Ha(2013)의 연구에서도 소명의식이 조직몰입과 이직의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련 소명의식 연구들에서도, 공군 조종사의 소명의식은 이직의도와 부적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Ham, 2014; Hong, 2016).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일을 하나의 도구로 보지 않고 일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에 직업에 대한 만족과 낮은 직무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Elangovan, Pinder, & McLean, 2010). Jang & Lee(2014)의 연구에서도 소명의식이 소명수행의식과 일의 의미를 매개로 직업에 대한 만족에 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나타났다. 이와 같이 소명의식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갈등을 줄여주고 이것은 다시 일에 대한 만족과 이직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공군조종사의 소명의식과 역할갈등이 이직의도와 어떤 관계를 갖는지 검증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고찰 및 연구 가설
Bellah는 일이 소명으로서 주관적으로 경험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 자들은 주로 경제적인 이득이나 경력을 위하여 일하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가 개인들에게 가져다주는 충족(fulfillment)을 위하여 한다고 하였다(Bellah, Madsen, Sullivan, Swidler, & Tipton, 1985). Wrzesniewski, McCauley, Rozin, & Schwartz(1997)는 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를 직업(job), 경력(career), 그리고 소명(calling)으로 구분하였고 일과 자신의 인생을 구별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일에서 내적인 만족과 성취감을 추구하는 태도를 일에 대한 소명(calling)적 태도라고 불렀다.
소명의식과 관련한 기존의 선행연구들은 소명의식이 행복감(well-being) - 예컨대 생애만족과 직무만족 – 일과 관련된 태도와 행동 – 예컨대 일의 의미성(work meaningfulness)과 직업 자기 효능감(occupational self-efficacy) – 그리고 개인-일 적합성(person–job fit) 등과 강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밝혔다(Duffy & Dik, 2013; Hirschi, 2012; Peterson, Park, Hall, & Seligman, 2009; Wrzesniewski et al., 1997). 또한, 소명의식은 조직유효성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소명의식은 이직의도, 조직 동일시 그리고 조직몰입 등과 유의미한 관계가 있었다(Cardador, Dane, & Pratt, 2011; Duffy, Dik, & Steger, 2011).
국내에서도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 관련된 연구들은 최근에 증가하고 있으나(Kim & Jeon, 2018; Kim, 2017; Noh, 2018; Ahn, Kim, & Lee, 2017; Yoon et al., 2013; Lee, 2011), 군 관련 연구는 몇몇에 불과하다(Lim & Sohn, 2016; Ham, 2014; Hong, 2016).
이직의도는 조직의 구성원이 의식적으로 현재의 조직을 떠날 것을 고려하는 정도를 의미한다(Tett & Meyer, 1993). 이직은 새로운 직원의 채용과 훈련비용, 구성원들의 사기저하 등으로 연결된다(Chang, 1999; Staw, 1980). 이직의도는 구성원 자신의 의사에 의한 자발적 이직과 조직에 의해서 고용관계가 단절되는 비자발적 이직으로 구분되는데, 이직의도가 이직행동으로 모두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선행연구들을 통해 이직을 가장 잘 예측하는 변인임은 틀림없다(Oh et al., 2007).
공군조종사들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요인들을 실증적으로 탐색한 결과를 보면, 분배공정성과 승진기회인식은 이직의도에 부적인 영향을, 역할갈등은 이직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Jung et al., 2011). 또한 Park & Choi(2011)의 연구에서는 공군 조종사들의 조직 갈등이 이직의도에 유의미하게 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Kim(2013)의 연구에서는, 동기-위생요인과 조직공정성이 조직몰입과 잔류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위생요인과 동기요인 중 위생요인이 잔류의도에 더 큰 영향을 미쳤고, 동기요인이 조직 몰입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조종사들은 다른 특기의 구성원들보다 업무 특성상 더욱 많은 스트레스와 갈등을 겪고 있으며, 이것이 이직의 원인으로 나타났다(R.O.K. Air Force Headquarter, 2009).
역할갈등(role conflict)은 어떤 한 사람이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요구를 동시에 준수하는 것이 어려울 때 발생한다(Katz & Kahn, 1978). 역할갈등의 유형은 학자마다 다르게 분류하고 있다. Rizzo, House, & Lirtzmann(1970)은 역할갈등의 유형을 역할모호성, 전달자 간 갈등, 전달자 내부 갈등, 역할 과다 등 4가지로 구분하였고 Rogers & Molnar(1976)은 역할갈등을 역할전달자 간 갈등, 역할 간 갈등, 개인-역할 갈등, 역할 내 갈등 등 4가지로 구분하였다.
역할갈등과 조직행동 변인의 관계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Johnson & Graen(1973)의 연구에서, 역할갈등이 조직구성원들의 이직의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Goo(2015)의 연구에서는, 역할갈등은 직무만족과 조직몰입과는 부적 관계, 이직의도와는 정적 관계가 있었다. Kim, Ha, & Lee(2015)의 연구에서도 역할갈등과 역할모호성이 이직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많은 연구들에서 이런 관계가 확인이 되었다(Park, 2006; Park, Leam, & Kim, 2014; Hwang, Choi, & Jeong, 2015). 공군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Jung(2010)의 연구에서도 조종사의 역할갈등과 이직의도는 정적 상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와 같이, 공군 조종사들의 직무 관련 갈등 중에서 역할갈등이 이직의도에 유의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한편, 소명은 직무관련 스트레스와 갈등을 극복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소명의식이 일의 정체성과 일의 의미를 탐색하는 과정을 통해 역할갈등을 적게 경험하고 이것은 다시 이직의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하지만, 소명의식, 역할갈등 및 이직의도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들은 상대적으로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소명의식과 역할갈등을 이직의도의 선행요인으로 설정하여 소명의식, 역할갈등 및 이직의도 간의 관계를 검증하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역할갈등이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매개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정하고 이를 확인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본 연구의 가설은 아래와 같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현역으로 복무중인 공군 조종사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설문지는 공군 6개 부대에서 총 309부가 배포되었고 이중에서 263부가 회수되었으며, 응답이 불성실하게 작성되었거나 문항 중 하나라도 누락된 것을 제외하고 총 221부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분석 대상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보면, 성별로는 남성 207명(98.1%), 여성 4명(1.9%)으로 이루어졌고, 연령대 분포는 20대 118명(55.9%), 30대 85명(40.3%), 40대 7명(3.3%), 50대 1명(0.5%) 등이었다. 출신별로는 공사 129명(61.1%), 학사 61명(28.9%), 학군 21명(10.0%) 등이었다. 계급은 소위 17명(8.1%), 중위 79명(37.4%), 대위 84명(39.8%), 소령 28명(13.3%), 중령 3명(1.4%) 등이었다. 전반적으로 공군의 조직 특성에 맞는 인구통계학적 분포를 이루고 있다.
소명의식 척도는 Hagmaier & Abele(2012)의 다차원소명척도(Multidimensional Calling Measure; MCM)를 Ha, Choi, Eun & Sohn(2014)이 한국판으로 번역, 타당화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일 동일시와 개인-환경 적합도(예, “나는 내 일을 하면서 나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일의 의미와 가치 추구적 행동(예, “나는 내 일을 통해 공익에 기여한다.”), 초월적 인도력(예,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나의 운명이다.”)의 세 가지 하위척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학위척도 당 3문항 씩 총 9문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명의식의 측정항목은 Likert 6점 척도(1=전혀 그렇지 않다, 6= 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Hagmaier & Abele(2012)의 연구에서 신뢰도(Cronbach’s α)는 일 동일시 및 개인-환경 적합 .88, 의미와 가치추구행동 .85, 초월적 인도력 .83이었으며, Ha et al.(2014)의 연구에서 신뢰도는 각각 .85, .83, .80 이었다. 본 연구에서 각각 .70, .82, .71 이었고 전체 신뢰도는 .85이었다.
이직의도는 ‘조직 구성원이 조직의 구성원이기를 포기하고 현 직장을 떠나려고 의도하는 정도’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이직의도는 Crossley, Bennett, Jex, & Burnfield(2007)의 연구에서 사용된 설문을 Jung(2010)가 공군조직에 맞게 변형시킨 문항을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나는 조만간 공군을 떠날 의도를 가지고 있다.”, “나는 가능하다면 공군을 빨리 그만두고 싶다.” 등 총 5가지 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Likert 5점 척도(1=전혀 아니다, 5= 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5번 문항(“나는 조만간에는 공군을 떠나려는 계획이 없다.”)은 장기 근무자의 특성을 고려하여 제외하였다. Jung(2010)의 연구에서 신뢰도는 .90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94이었다.
역할갈등은 ‘구성원이 상사, 동료 등으로부터 동시에 만족시킬 수 없는 직무요구나 기대를 받게 되는 정도’로 정의되는데(Kahn et al., 1964), 본 연구에서는 Rizzo et al.(1970)의 설문을 Jung(2010)이 공군조직에 맞게 사용한 것을 활용하였다. 이 척도에서는 이직의도를 ‘조종사들이 자신의 지위상 요구되는 역할과 실제 역할이 서로 불일치함에 따라 인지하게 되는 정신적 혼돈’으로 정의하였다. “나는 나의 본연의 비행 업무상 불필요해 보이는 일을 수행하고 있는 것 같다, ” “나는 주어진 업무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규정을 어겨야한다” 등 총 6문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Likert 5점 척도(1=전혀 아니다, 5= 매우 그렇다)로 측정하였다. Jung(2010)의 연구에서 신뢰도는 .82이었고 본 연구에서는 .88이었다.
한편, 이직의도와 역할갈등은 하위 요인이 없기 때문에 구조방정식 분석을 위해 각 잠재변인에 대해 각각 2개의 문항 꾸러미(item parcels)를 제작하여 구조방정식에 사용하였다(Russell, Kahn, Spoth, & Altmaier, 1998).
본 연구의 기초자료분석과 검사도구의 신뢰도 분석을 위해 SPSS 21.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고, 연구가설과 연구모형의 검증을 위해서는 AMOS 21.0을 사용하였다. AMOS에서는 최대우도법(maximum likelihood)을 적용하였다. 먼저 측정변인들이 잠재변인들을 적절하게 구인하고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후 연구모형의 전체 적합도와 경로계수의 유의도를 검증하였다. 마지막으로,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의 관계에서 역할갈등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지를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랩(bootstrap)기법을 활용하였다(Preacher & Hayes, 2008).
Ⅳ. 연구결과
변수간의 pearson 상관계수와 기초통계치를 표 1에 제시하였다. 소명의식과 조직행동 간의 상관계수를 살펴보면, 소명의식은 이직의도(r = -.46, p < .01)와 역할갈등(r = -.44, p < .01)과는 부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할갈등과 이직의도와의 관계는 정적 관계(r = .64, p < .01)가 있었다. 각 변인의 왜도는 -.56 ~ .83, 첨도는 .79 ~ 1.27로 나타나서 정규성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상관관계 계수가 0.8 보다 큰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다중공선성 문제도 없음을 확인하였다(-.44 ~ .64).
구분 | 1 | 2 | 3 |
---|---|---|---|
1. 소명의식 | - | ||
2. 역할갈등 | −.44** | - | |
3. 이직의도 | −.46** | .64** | - |
평균 | 4.71 | 2.21 | 2.01 |
표준편차 | .60 | .65 | .84 |
왜도 | −.56 | .80 | .83 |
첨도 | .95 | 1.27 | .79 |
측정모형의 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해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한 결과, 각 잠재변인에서 측정변인으로 가는 회귀계수는 모두 유의하였고(C. R. > 3.30, p < .001) 표준화된 회귀계수의 적재치도 모두 .5이상(.67~.96)이어서 타당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χ2(11, N=211)=13.02, p=.29, TLI = .99, CFI = .99, RMSEA = .03, SRMR = .02 등으로 나타나 측정모형의 타당성이 검증되었다.
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하기 전에. 먼저는 소명의식이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역할갈등이 부분 매개 하는 연구모형과 역할갈등이 완전 매개하는 경쟁모형의 적합도를 검증하였다(표 2 참조). 연구모형과 경쟁모형에 대한 χ2차이검증을 실시한 결과, ∆χ2(1) = 9.57(p < .001)로 두 모형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연구모형을 최종모형으로 채택하였다. 연구모형의 표준화 경로계수를 그림 1에 제시하였다. 그림 1에서 보듯이, 소명의식은 이직의도(β= -.23, p < .01)와 역할갈등(β= -.52, p < .001)에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가설 1, 2지지), 역할갈등은 이직의도(β= .59 p < .001)에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χ.2 | df | p | TLI | CFI | RMSEA | SRMR | χ2/df | |
---|---|---|---|---|---|---|---|---|
연구 모형 | 13.02 | 11 | .29 | .99 | .99 | .03 | .02 | 1.184 |
경쟁 모형 | 22.59 | 12 | .03 | .98 | .99 | .07 | .05 | 1.88 |
소명의식이 역할갈등을 통해 이직의도에 영향을 주는 매개모형을 검증하기 위해 부트스트래핑을 10,000번 시행하였고, 그 결과를 표 3에 제시하였다. 표 3에서 보듯이, 매개효과 계수는 -.42이었으며, 95% 신뢰구간에 0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역할갈등의 매개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확인하였다(가설 3지지). 이와 같이 소명의식이 높을수록 역할갈등은 적게 경험하며, 이는 이직의도를 낮추게 한다고 볼 수 있다.
경 로 | 추정계수 | 표준오차 | 95% BC C. I. | |
---|---|---|---|---|
하한계 | 상한계 | |||
소명 | ||||
→ 역할갈등 | −.42 | .10 | −.63 | −.25 |
→ 이직의도 |
Ⅴ. 결론 및 논의
본 연구에서는 공군 조종사의 소명의식, 역할갈등, 그리고 이직의도 간의 관계를 확인하고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역할갈등이 매개 역할을 하는지 검증하고자 하였다. 공군 조종사 211명을 대상으로 설문 자료를 수집하였고 구조방정식모델을 통해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명의식은 이직의도와 부적인 관계가 나타났다. 이것은 기존의 연구들과도 같은 결과이다(Kim, 2017; Yoon et al., 2013; Ahn et al., 2017; Noh, 2018; Kim & Jeon, 2018; Hong, 2016; Lim & Sohn, 2016; Ham, 2014).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 대해서 Elangovan et al.(2010)은 소명의식이 높은 자들은 자신의 일에 더욱 관여하고자 하고 일에 대한 내적 동기부여가 높기 때문에 소명의식이 이직의도에 부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하였다.
둘째, 소명의식은 역할갈등과 부적인 관계가 나타났다. 이것은 소명의식이 높은 자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극복하려고 하기 때문에 역할갈등이 낮아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셋째,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역할갈등이 부분적인 매개역할을 하였다. 이것은 역할갈등이 이직의도에 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선행연구들(Goo, 2015; Kim et al., 2015; Park et al., 2014; Park, 2006; Hwang, Choi & Jeong, 2015; Johnson & Graen, 1973)과 유사한 결과이다. 본 연구를 통해,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역할갈등이 부분적 매개효과를 미치는 것이 검증되었다.
본 연구결과를 통하여 몇 가지 의의와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 있어서 역할갈등의 매개 역할을 검증하였다. 최근에 소명의식과 관련된 연구들이 진행되어 오면서 소명의식이 조직행동과 태도에 영향을 주는 기제에 관하여 몇몇 연구가 있었다. 매개효과를 검증하려고 했던 연구들을 보면, 심리적 자본과 조직 동일시(Yoon et al., 2013), 삶의 의미와 진로정체감(Jung & Choi, 2015), 사회적지지(Seong & Hwang, 2017), 자아효능감과 직무몰입(Jung & Lee, 2018) 등의 매개효과를 연구하였다. 공군 조종사를 대상으로 한 Hong (2016)의 연구에서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주관적 안녕감은 매개역할을 하였다. 본 연구는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에서 역할갈등의 매개역할을 실질적으로 검증하였다. 소명의식이 일의 의미와 관련되어 있는 구성개념이므로 소명의식, 역할갈등, 이직의도 간의 관계를 규명했다는 의미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본 연구를 통하여 공군조종사들에게 소명의식에 대한 교육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소명의식은 역할갈등을 줄여 주며, 이것은 이직의도를 감소시킨다. 역할갈등은 스트레스의 한 원천이다. 소명의식은 자신의 역할 간, 역할 내 갈등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따라서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는 직무 특성 상 조종사들이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인지하고 자신의 임무와 사명을 완수하는 조종사에게 소명의식을 함양하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이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첫째, 소명의식의 중요성은 강조하였지만 소명의식을 형성하고 소멸시키는 과정에 대한 기제를 밝히지 못하였다. 대다수의 소명의식과 관련된 연구들은 소명의식을 독립변인으로 설정하고 직무관련 변인들을 종속변인으로 설정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소명의식의 선행변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횡단적인 연구 방법을 벗어나 종단적인 방법으로 소명의식의 형성과 변화 과정에 대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이직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잔여 의무복무 기간과 출신별 요소를 통제하지 못하였다. 공군 조종사의 의무복무 기간은 약 10 ~ 15년이다. 이직을 고려하는 정도는 아마도 의무복무 잔여기간이 얼마나 남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공군사관학교, 학사장교, 학군장교 등의 조종사 출신 또한 이직의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이러한 집단 차이를 본 연구에서는 고려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잔여 의무복무 기간과 출신 집단 간 차이에 따른 소명의식과 이직의도와의 관계를 조명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