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항공기 산업의 발전에도 운항승무원의 인적오류로 인한 항공기 사고는 지속하여 발생하고 있다(Helmreich, 1997). 이러한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관련 비행 규정을 강화하고, 조종사에게 지킬 것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운항승무원 스스로 비행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안전문화 정착이 중요하다(Neal et al., 2000).
본 연구에서는 국내 운항승무원의 안전문화 인식도를 항공사의 유형별, 운항승무원의 비행시간별, 항공사 근무연수에 따른 실증 비교분석을 통하여 국내 운항승무원 안전문화의 활성화 성과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2016년 유럽 운항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문화 인식도 조사 (European pilots’ perceptions of safety culture in Europea Aviation)의 설문 내용과 주요 변수를 국내의 실정에 맞게 보완하여 분석하였다(Reader et al., 2016).
Ⅱ. 본 론
안전문화는 조직문화의 하위 개념으로 모든 구성원이 안전 문제를 공유하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는 태도와 가치를 의미한다(이강준, 2012).
김규형(2015)은 안전문화를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안전에 대한 사고와 안전행동의 기준을 말하며, 경영진의 교체나 기타 안전사고의 발생에도 불구하고, 구성원 스스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 신념, 태도 및 인식이라고 정의하였다.
항공사의 안전문화는 항공기의 운항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 위험 요소를 정비사나 운항승무원이 사전에 식별하여 위험 요소를 제거하여 항공기의 사고로 이어지지 않게 함과 동시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Flin et al., 2000).
본 연구에서는 안전문화의 하위 개념을 안전관리, 안전풍토, 공정문화 3가지의 잠재변수로 분류하였으며, 각각의 측정변수로는 관리자의 안전수행(management commitment to safety: SM), 조직 지원 인식(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S), 인원 및 장비(staff and equipment: SE), 동료 안전수행(colleague commitment to safety: CC), 협력 및 참여(collaboration & involvement: CI), 안전행동(safety behavior: SB), 안전 품질보증(flight quality assurance: QA), 공정 및 자율보고(just culture & reporting: JC)의 세부 요인으로 나누었으며, 변수의 조작적 정의는 Fig. 1과 같다.
첫째, 안전운행(SM)은 운항승무원이 인지하는 관리자의 안전수행에 관한 신뢰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관리자가 운항승무원이 제기하는 안전관련 이슈 문제를 해결하며, 문제 제기를 지지해주는 개념이다(Hansez and Chmiel, 2010). 둘째, 조직 지원 인식(S)은 조직이 비행안전을 위하여 노력하는 운항승무원의 기여와가치를 인정하여 호의적이며,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는 정도를 구성원들이 지각하는 것을 포함한다(Krishnan and Mary, 2012). 셋째, 인원 및 장비(SE)는 원활한 조종사 수급과 비행안전을 위한 최첨단 안전 장비 등을 회사가 충분하게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Riwo et al., 2013). 넷째, 동료 안전수행(CC)은 조종실 내에서의 동료 조종사의 안전수행에 관한 것을 의미한다(Burt et al., 2008). 다섯째, 협력 및 참여(CI)는 조종사 간의 협력과 참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Morrow and Lebacqz, 1994). 여섯째, 안전행동(SB)은 능동적으로 안전 관련 규정을 준수하는 것이다(조성환 et al., 2014). 일곱째, 안전 품질보증(QA)는 항공사에서 비행안전 품질 관리에사용하는 제반 활동을 의미한다(Liao, 2015). 마지막으로 공정 및 자율보고(JC)는 비행안전을 위해 보고한 이벤트와 관련하여 적절한 피드백을 받으며, 보고자의 개인정보 보호 및 비처벌(non-punishment) 제도를 포함하는 공정한 대우가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최연철, 2008).
본 연구에서는 국내 운항승무원의 안전문화 인식도를 항공사의 유형에 따른 FSC와 LCC로 나누어 두 집단 간의 안전문화 인식도의 차이점을 분석하였다.
FSC와 LCC의 운항승무원들이 본 연구에 사용한 안전문화의 주요 변수를 동일하게 인지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측정 동일성 검정을 하였다. 비 제약 모형의 모형적합도 χ2=800.58(p<0.001), TLI=0.898, CFI=0.917, RMSEA=0.054로 집단 간 형태 동일성은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FSC와 LCC 항공사의 유형에 따른 안전문화의 주요 변수에 대한 평균값의 차이가 있는지를 검증하고자 독립표본 t-검증을 시행하였으며, 그 내용은 Table 1과 같다.
두 집단 간의 분석 결과는 인원 및 장비(SE), 동료의 안전수행(CC), 안전행동(SB)에서 Fig. 2와 같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첫째, 인원 및 장비(SE) 측정변수의 값이 항공사의 유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5.905, p<0.05). FSC(M=3.39)가 LCC(M=2.78)보다 평균값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인원 및 장비의 지원과 관련하여 LCC가 FSC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낮은 것을 의미한다.
둘째, 동료의 안전수행 측정변수에서도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3.133, p<0.05). FSC(M=4.28)가 LCC (M=4.04)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SC는 CRM(crew resource management) 프로그램 등의 개발을 통해 동료의 안전수행 관련한 교육을 보완하며, 또한 운항승무원의 평가 체계에 CRM 항목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동료의 안전수행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LCC보다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안전행동의 평균값이 항공사의 유형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2.599, p<0.05). FSC(M=3.77)가 LCC(M=3.55)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SC의 운항승무원들은 회사의 비행 규정 준수에 더 능동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관리자 안전수행, 조직지원 인식, 협력 및 참여, 안전 품질 보증, 공정 및 자율보고는 항공사의 유형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국내 운항승무원의 안전문화 인식도를 비행시간에 따른 평균 차이를 검증하고자 일원 배치 분산분석을 하였으며, 그 내용은 Table 2와 같다.
관리자 안전수행(F=3.558, p<0.01)과, 협력 및 참여(F=2.808, p<0.05), 동료 안전수행(F=2.515, p<0.05)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또한 Duncan, Scheffe의 사후분석을 실시한 결과, 관리자 안전수행(SM), 협력 및 참여(CI)는 1,000시간 미만이 20,000시간 이상보다 높았으며, 동료 안전수행(CC)은 평균값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Fig. 3의 분석 내용과 같이 국내 항공사 운항승무원의 비행시간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관리자 안전수행(SM), 협력 및 참여(CI), 동료 안전수행(CC) 변수 중에서도 협력과 참여의 안전문화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운항승무원의 협력과 참여는 비행시간과 관계없이 잘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운항승무원의 근무연수에 따른 변수의 평균에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분산분석을 하여 Table 3의 내용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운항승무원의 항공사 근무연수에 따라서 관리자 안전수행(F=4.069, p<0.05)과, 공정 및 자율보고 (F=3.292, p<0.05)에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Fig. 4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기 1년 미만의 부기장 임무 시에는 관리자의 안전수행(SM)과 항공사의 공정문화 및 자율 보고제도(JC)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척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다가 5년에서 10년 이상의 근무시간이 지난 후에는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적인 비행경력에 따른 비교에 의하면 공정 및 자율보고(JC)가 관리자의 안전수행(SM)보다도 낮게 나타나고 있다. 이는 국내 항공사 운항승무원의 공정문화 및 자율보고제도가 미흡한 실정인 것을 의미한다.
Ⅲ. 결 론
본 연구에서는 국내 운항승무원의 안전문화 인지도 비교 분석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항공사 유형에 따른 분석에 의하면 FSC 운항승무원이 인지하는 동료의 안전수행, 안전행동, 인원 및 장비의 측정변수 값이 LCC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SC에 근무하는 운항승무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동료의 안전 수행을 더 신뢰하며, 안전행동과 관련하여서도 회사의 규정 준수하려고 노력하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FSC는 자체적으로 CRM(crew resource management)등의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교육에 중점을 두며, 평가 체계에서도 그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동료의 안전수행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국내 항공사 운항승무원의 비행시간에 따른 유의성 검증에서는 관리자 안전수행(SM), 협력 및 참여(CI), 동료 안전수행(CC)에 유의한 차이가 있으며, 전체적으로 협력과 참여의 평균값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항공사 비행시간이 적은 조종사는 협력과 참여에 가장 적극적이며, 관리자의 안전수행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한편, 비행시간이 20,000시간 이상의 고경력의 운항승무원은 안전문화에 대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운항승무원의 근무연수에 따른 안전문화 비교에 의하면 초기에는 회사의 정책과 공정문화 및 보고제도 측면에서 긍정적인 인식을 보이지만, 경력이 높아짐에 따라 회사의 정책과 공정문화(JC)에 대한 인식도는 낮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경력 운항승무원의 안전문화 인식도를 높이기 위한 항공사 안전관리시스템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의 시사점은 안전행동의 주체인 운항승무원 안전문화 인식을 항공사 유형별, 조종사 비행시간과 근무연수에 따른 실증 비교분석을 통하여 국내 운항승무원의 안전문화 인식도 경향성을 살펴보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항공사의 안전문화 활성화에 필요한 교육의 방향성과 후속 연구의 기초자료를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