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최근 들어 동북아시아 지역은 중국 중심의 급속한 항공수요 증대로 인해 항공로의 항공기 운항횟수 및 항공교통량이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항공교통량의 증가는 항로 관제 및 접근관제를 담당하는 일선에 있는 관제사들에게는 업무의 강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업무량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1]. 항공분야에서 정의하는 수용량(capacity)이란 시간당 공항이나 공항의 구성물들(활주로, 유도로, 주기장)이 수용할 수 있는 최대의 항공기 대수로 정의하는데[2], 이렇듯 시간당 공항의 수용량이 한정되어 있는 가운데 공항 수용 항공기 대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 중 한 가지는 관제사의 업무 효율 및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구 분 | ’15년 | ’16년 | ’17년 | ’18년 | ’19년 | ’20년(예정) | 소 계 |
---|---|---|---|---|---|---|---|
지방항공청(3개) | 9 | - | 14 | 9 | 5 | 20 | 57 |
항공교통본부 | 33 | 32 | 20 | - | - | 4 | 89 |
합 계 | 42 | 32 | 34 | 9 | 5 | 24 | 146 |
※ 항공교통관제사 증원 현황1)
실제 관제사들이 겪는 업무상 또는 기술상의 어려움 등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실제 적용되는 사례들과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3]. 개인의 업무복잡성 완화 전략(모니터링 및 상황예측, 계획성 및 불확실성 관리 등)을 사용하면 안전행동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안전문화가 형성된다[4]. 이를 통해 인원충원 및 업무분장, 환경관리 등의 부족한 부분을 해소시켜야 할 것이다. 물론 그런 부분들도 즉각적으로 해소가 되어야 하지만, 실증연구결과 그보다 먼저 안전문화가 조직 내 형성이 되면 안전문화 속에서 내재적 안전문화(안전철학 및 조직의 안전정책 등)가 형성되고, 이를 토대로 외재적 안전문화인 안전 환경(안전인프라 및 시설 등)이 조성되며, 이를 바탕으로 조직원의 안전행동이 야기되어 업무복잡성 완화 전략이라는 실제적 행위가 이루어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5],[6].
안전 문화가 먼저 형성되어 전 인원의 안전요원화가 되지 않으면 자전적인 안전시스템은 형성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안전은 경시되지 않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스템의 기능이 평소보다 떨어지는 상태에서 처리해야 할 교통량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안전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3]. 본 연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업무강도 및 업무량에 처한 국내 관제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들이 인식하는 안전문화와 업무 복잡성 완화 전략 간 관계성에 대하여 안전문화의 내재적 및 외재적 수준 측정도구를 활용하여 연구하였다. 선행연구들이 대부분 안전문화를 5-7개 문화로 구분하였지만[7], 본 연구는 안전문화를 내재적 수준(intrinsic level) 및 외재적 수준(extrinsic level)로 양분하여 측정하는 설문문항을 사용하였다[8]. 이를 토대로 연구자는 항공교통관제사들의 안전문화가 업무 복잡성 완화 전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가 항공교통관제업무의 복잡성을 완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항공교통흐름을 개선하고, 항공안전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Ⅱ. 이론적 고찰
1986년 소련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자력 누출사고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 원자력안전 자문단의 보고서(IAEA INSAG-3)에서 처음으로 안전문화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9]. 당시 국제원자력기구는 사고의 원인이 소련의 열악한 안전문화 때문이라고 발표했으며, 보고서에 “안전문화란 조직과 개인의 품성과 자세가 결집된 것으로 개개인의 헌신과 책임이 요구되는 것이다.”라고 기술하였다[9].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가 ‘안전한 운영을 촉진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운영자가 긍정적인 안전문화를 개발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안전문화는 안전을 개선하는데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10].
내재적 안전문화란 조직문화 중 안전철학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내재적 안전문화는 조직이 추구하는 안전수행 및 건강과 관련된 구성원의 행동 및 태도에 영향을 끼치는 인식이라 할 수 있다[11]. 안전문화는 각 개별 근로자가 자신의 위치와 무관하게 조직 내에서 과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 역할을 수행하며, 이러한 행위는 조직체에 의해서 지원받을 때에 가능하다[12].
반면 외재적 안전문화란 경영자, 감독부서, 경영체계 및 조직의 인식과 관련되어 기업 내에서 제기되는 공식적 안전문제와 관계되어 있다[13]. 긍정적 안전문화를 가진 조직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고, 안전 중요성에 대한 개념을 공유하고, 보호 수단 효력에 확신을 갖는다[9]. 안전문화는 조직의 모든 사람들이 근로자 자신뿐만 아니라,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영속적인 가치이기 때문이다[14].
안전문화는 필수적인 개선의 실행 및 업무환경 그리고 시스템 등의 결함을 파악하기 위하여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측정되어야 한다. 측정에서 획득한 정보를 활용하여 조직 내부에 대한 안전문화 수준을 비교분석 할 수 있고, 우수사례를 파악하여 개발하는 기회 또한 제공할 수 있다.
안전행동과 관련된 선행연구들은 항공기 사고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사고와 행동 혹은 문화들이 내포하는 관계성을 연구가설로 설정하였다[15]. Reason(1990)은 사고는 전형적으로 실수(slip), 과실(lapses) 혹은 기타 의도하지 않은 에러에 의해 발행하기도 하지만,실패에 취약한 조직문화 속에서 내포된 내재적 위험요소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16].
이러한 위험한 상황들은 대개 사람들의 안전하지 못한 행동들을 유발한다. 안전절차에 대한 불복종과 조직의 안전증진 활동에 참석하기를 거부하는 것이 당장은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사고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차후에 다른 사람까지 피해를 입는 위험한 상황으로 확대될 수 있다[17]. 다시 말해서, 안전행동을 수행하지 않는 조직원의 비율이 커질수록 조직의 위험요소는 증가할 것이다[18]. 이러한 연구결과는 안전행동과 사고 간 관계를 개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보다는 조직차원에서 관찰되어져야 함을 시사한다[19].
조직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다. 산업화 초기 직무환경은 단순 노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서비스 및 지식 중심으로 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직무 환경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는 구성원들이 학습해야 하는 지식의 증가를 의미하며, 이러한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 요인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20].
일반적으로 스트레스는 일시적인 것으로써 시간이 지나면 이전의 상태로 적응하는 상태로 돌아갈 수 있지만, 탈진감으로 빠져들면 다시 이전 적응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힘들다[21]. 업무복잡성 완화를 위해 관제사가 복잡한 교통 상황에 대응하며, 업무 수행 상의 적응을 실현해 가는 데에 중심을 둔 전략 분류에 대하여 검토하여 이를 발전시켰다. 동 분류 체계는 크게 4개의 완화 전략으로 구성된다[22],[23].
모니터링 조정 전략은 관제사로 하여금 임박한 충돌의 징후를 파악하고, 상황에 대한 모델을 구축하며, 교통의 흐름을 머릿속으로 그려 볼 수 있도록 해 준다[24]. 정신적 모델(mental model2))은 관제사로 하여금 공역의 정보를 구조화시킬 수 있도록 해 준다(예: 같은 방향으로 진행하는 항공기, 교통 흐름의 집약된 부분 또는 핫 스팟, 비 정규적 흐름). 이를 통해 교통 흐름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성을 줄여주는 것이다[25]. 복잡도가 증가함에 따라 관제사의 업무 처리 가능 범위를 넘어서게 될 수가 있으며, 이 경우 이들의 행동 양식이 반작용적으로 바뀔 수가 있다. 복잡도가 높은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태도, 그리고 ‘교통의 흐름을 미리 읽고 앞서 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관제사는 항공기에 언제 지시를 내릴 것인지를 미리 계획해야 할 뿐 아니라, 적절한 시기가 도래했을 시, 이러한 지시를 지체 없이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준비를 취할 필요도 있다[22]. 지각 오류 등 잠재적인 위협을 피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으로 레이다 화면상의 복잡함을 줄이는 방법을 들 수 있다[26].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에 있어 실무자들은 가용한 시간, 그리고 우선순위를 판단하기 위해 ‘정신적 시험(mental test)’을 수행해 보는 경향이 있다[27]. 해결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최우선적으로 안전이며, 이어서 교통 흐름의 효율성, 그리고 해당 부분의 작업 부하가 뒤를 잇는다. 해결책은 관제사가 이에 대해 생각하느라 소요하는 시간에 따라 이러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그러므로 관제사들은 우선순위를 바꾸는 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작업 부하를 조절할 수가 있으며, 안전한 교통 상황을 유지하게 된다[28]. 일부 연구에서는 교통 계획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해 지적하기도 하였다[29],[30]. 관제사는 수시로 해당 상황을 그대로 두고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볼지, 또는 미리 조치를 취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미리 조치를 취했다가, 무의미한 지시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교통량이 많은 시간의 경우, 관제사들은 충돌 상황을 분류하기 위한 기준을 변경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을 좀 더 보수적으로 적용함으로써, 두 항공기가 향후 충돌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이 존재할 경우, 이를 미리 분리할 수가 있는 것이다[26].
교통 복잡도가 상승함에 따라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관제의 수도 늘어나게 된다. 또한 작업의 속도도 빨라지며, 팀 내 의사소통에 따라 업무가 방해를 받는 일 역시 늘어난다.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일반적인 전략 중의 하나가 바로 시간과 구역 별로 업무를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립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관제사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휴리스틱스(heuristics)를 파악해 낸 바 있다 - (a) 가급적 관제 지시의 수를 줄인다, (b) 항공기를 대상으로 대략적인 지시를 내린 다음, 이어서 정밀하게 조정한다, (c) 가급적 타인과의 협조를 필요로 하지 않는 해결책을 사용한다, (d) 복잡한 중복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직분리를 한다. 이러한 해결책은 어떠한 방식으로 시간과 구역 별로 어떻게 업무 속도를 조절하고, 인접 구역으로 업무 부하를 이전하는가에 영향을 미친다[31],[32]. 관제사는 가급적 조속히, 계획에 따라 인접한 동료 관제사에게 항공기의 관제권을 넘겨 줄 수 있도록 일찍 핸드오프(handoff)를 하는 경향이 있다. 교통량이 많은 시기에는 핸드오프를 일찍 진행하는 것이 업무량을 줄이는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좀 더 극단적으로 복잡도를 낮추는 전략으로는 인접 구역에서 더 많은 항공기를 담당하도록 공역의 경계선을 변경해 버리는 방법이 있다[33].
팀 구성원들 간의 의사소통 능력은 팀 구성원들의 정보전달 및 팀워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즉, 팀워크 측정을 위한 개념적 틀로써 팀워크 발휘 과정에 필요한 모니터링 및 피드백 제공시 필수적인 핵심 요인으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하였다[34]. 관제사 역시 교통의 복잡성이 높아짐에 따라, 팀 의사소통의 업무량도 늘어났다. 일부 과거 연구에 따르면, 향후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예측하고, 타인의 업무량을 예상하는 것을 통해 팀 의사소통의 효과가 높아질 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이는 템포가 빠른 업무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35]. 정통 관제사는 의사소통에 지장을 일으키는 군더더기 없이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이들은 정보의 주요 내용을 이해(중요성, 시급성 등), 업무 부담, 그리고 다른 팀원 업무에 미치는 지장을 고려한다. 복잡성에 대한 또 다른 적응 패턴으로는 정보를 수집하고 전달하는 과정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조금씩 정보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정보를 한꺼번에 요구하는 것이다[36]. ‘공항간 이전’ 상황에서 관제사들이 먼저 업무를 이전할 공항에 관련되는 모든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적어 놓은 후 의사소통을 시작한다. 이들은 개별 사안에 대해 여러 차례 전화를 거는 행위를 지양함으로써 의사소통의 양을 줄인다. 비상 상황에서는 더 많은 연락이 이루어지고 경로를 변경해야 하는 항공기의 대수가 늘어나면서 팀 업무 협력이 늘어날 수가 있다. 복잡성에 대처하는 과정에 있어 관제사는 가급적이면 업무 협조를 덜 필요로 하는 방안을 선호한다[13].
Ⅲ. 연구 설계
본 연구는 Wang and Sun(2014)이 제시한 이분법적 안전문화 측정척도를 활용하여 국내 관제사들이 처한 안전문화를 내재적 및 외재적 수준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Fig. 3에 제시된 바와 같이 이러한 안전문화는 관제사들의 안전행동을 유발하고, 안전행동은 궁극적으로 복잡성 완화 전략으로 도출되는 것이다.
Fig. 1의 이론적 연구모형은 총 2개의 독립변수, 1개의 매개변수 및 4개의 종속변수 등 총 7개의 잠재변수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의 3.2절에 연구가설을 제시하였다.
항공교통관제사들의 안전문화는 크게 내재적 수준 및 외재적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첫째, 내재적 수준은 항공교통관제사들의 안전철학, 안전정책 및 위험관리에 대한 인식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외재적 수준은 관제사들의 업무환경 즉, 안전과 직결된 안전 인프라, 시설 및 장비 등의 안전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외재적 수준은 항공교통관제사의 내재적 수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안전문화는 그들의 안전행동에 직접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전행동은 항공교통관제사들의 업무 복잡성을 완화하려는 전략으로 세분화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전략은 2절의 선행연구를 토대로 크게 4가지로 구분하여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안전문화, 안전행동 및 업무복잡성 완화 전략 간 관계성을 토대로 다음과 같이 연구 가설들을 도출하였다.
-
H-1 : 항공교통관제사의 내재적 안전문화는 안전행동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
H-2 : 항공교통관제사의 외재적 안전문화는 안전행동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
H-3 : 항공교통관제사의 내재적 안전문화는 외재적 안전문화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
H-4 : 항공교통관제사의 안전행동은 모니터링 및 상황예측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
H-5 : 항공교통관제사의 안전행동은 계획성 및 불확실성 관리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
H-6 : 항공교통관제사의 안전행동은 관제 섹터 업무 분장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
H-7 : 항공교통관제사의 안전행동은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협조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친다.
본 연구는 국토교통부 및 대한민국 공군 소속 항공교통관제사들을 실증연구의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자들은 실증분석을 위해 동계 휴가철 극성수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9년 12월 2일부터 12월 15일까지 약 2주 간 설문지를 배포하여 응답된 설문지를 회수하였다. 동계 극성수기 기간에는 항공교통량이 폭발적으로 급증하여 관제사들의 교대근무 스케쥴이 매우 촘촘하고 피로도가 매우 누적된다. 따라서 설문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 극성수기 시작 직전 관제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받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2주간 총 240부의 설문지를 국토교통부 120부 및 공군 120부를 각각 배포하여 응답이 불성실한 설문지를 제외한 후 214부의 유효 설문지(유효율 89.2%)를 회수할 수 있었다.
설문문항은 인구통계학적 6개 설문문항을 포함하여 총 59개의 문항들로 구성되어 있다. 설문문항의 구성을 살펴보면 안전행동 6문항, 업무 복잡성 완화전략 16문항 및 안전문화 31문항 등이다. 설문문항의 구성 및 조작적 정의는 다음의 Table 2와 같다.
관제사의 안전행동에 대한 설문문항은 총 6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Cooper(2009)의 선행연구인 ‘Toward a model of safety culture’ 및 Stanton and Salmon(2009)의 연구인 ‘Predicting pilot error: testing a new methodology and a multi-methods and analysts approach’의 측정도구를 본 연구에 맞게 인용하였다. 안전문화의 경우 기존 선행연구들이 5개 문화(공정, 보고, 학습, 정보 및 유연문화)에 초점을 두었다면, Wang and Sun(2014)의 연구는 이러한 다 차원적인 구분을 두 개의 수준(내재적 및 외재적)으로 구분한 측정도구를 실증분석에 활용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내재적 및 외재적 구분법을 활용한 안전문화 측정척도를 국내 관제사의 업무환경에 맞게 발전 및 적용시켰다.
복잡성 완화 전략의 경우, Kontogiannis and Malakis (2013)의 연구결과 제시된 측정척도를 활용하였다. 왜냐하면 그들은 EU 관제사들을 대상으로 복잡성 완화 행동을 실증분석하고, 이를 전략으로 도출하는 측정도구를 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복잡성 완화전략은 크게 4개의 척도로 구분되고, 각각의 척도는 4개씩의 설문문항으로 총 16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본 연구에서도 16개 문항을 국내 실정에 맞게 활용하였다.
Ⅳ. 실증 분석
표본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별에 따라 항공교통관제사를 분류하면 남자는 63.1%, 여자는 36.9%로 약 6:4의 비율로 나타났다.
둘째, 경력별로 살펴보면 항공교통관제업무 경력이 5년 이상 10년 이하라고 응답자는 16.8%이고, 10년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35.0%로 나타나 주로 5년 이상의 관제 경력을 갖고 있는 관제사들이 전체 표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1년에서 5년 미만의 경력자 비율도 34.6%로 전체의 1/3 이상으로 분석되었다. 셋째, 소속기관 별로 표본을 구분해 보면 공군 소속 관제사가 97명이고, 국토교통부 소속 관제사가 약 117명으로 각각 45.3% 및 54.7%를 차지하고 있어 고른 분포를 보여주었다.
실증분석에 앞서 Table 3과 같이 측정도구(설문문항)에 대한 타당성을 분석하였다. 타당성 분석은 크게 내적 타당성과 외적 타당성 분석으로 구분된다. 내적 타당성은 측정도구 즉 설문문항의 일관성을 평가하는 분석 척도이다. 내적 타당성은 크론바흐 알파(Cronbach’s alpha) 계수로 측정한다. 반면, 외적 타당성은 연구조사에서 얻은 결과가 다른 이론적 구성요소에도 일반화 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분석법이다. 외적 타당성은 탐색적 또는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적합도 검증으로 판별한다.
첫째, 항공교통관제사의 안전문화 및 안전행동에 대한 인식을 묻는 설문문항은 각각 31개 및 6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설문문항에 대한 내적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크론바흐 알파 계수는 사회과학분야 실증연구에서 수용할만한 수준인 .7을 상회하는 .915 및 .916의 높은 수치를 보여주었다.
안전문화 31개 문항에 대한 외적타당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하였다.
안전행동은 설문문항들이 6개에 불과하고, 요인분석결과, 1개의 구성요인으로만 수렴한 관계로 외적 타당성 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 안전문화에 대한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요인분석모형의 KMO 값 및 바틀레트 구형성 검정치는 각각 .891 및 3,273.412로 나타나 매우 높은 수준의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고유값 1.0을 기준으로 요인적재량이 .4 이상인 타당한 설문문항들로 구성된 요인들은 총 6개가 도출되었다.
6개 잠재요인들 중 ‘요인 6’은 설문문항 2개로만 구성되어 있어 잠재변수를 구성하기 위한 관측변수의 수가 최소 3개 이상이어야 구성타당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분석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총 5개의 요인들은 요인 1(안전 정보), 요인 2(조직 및 규정), 요인 3(안전 가치). 요인 4(안전 목표) 및 요인 5(안전 태도)로 구성되었으며, 5개의 요인들은 Table 2의 조작적 정의 및 선행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재적 수준과 외재적 수준이라는 2개의 잠재변수로 최종적으로 구분하였다. 요인 1 및 요인 2가 외재적 안전문화로 구분되었고 요인 3, 요인 4 및 요인 5가 내재적 안전문화로 분류되었다.
둘째, 업무복잡성 완화전략에 대한 항공교통관제사들의 인식을 묻는 설문문항은 총 16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16개 설문문항에 대한 내적 타당성을 분석한 결과, 크론바흐 알파 계수는 .917로 매우 높은 수준의 신뢰도를 보여주었다.
복잡성 완화 전략 16개 문항에 대한 외적타당성을 살펴보기 위하여 탐색적 요인분석을 수행하였다. 복잡성 완화전략에 대한 탐색적 요인분석 결과, 요인분석모형의 KMO 값 및 바틀레트 구형성 검정치는 각각 .829 및 900.821로 나타나 KMO 값이 1.0에 근접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고유값 1.0을 기준으로 요인적재량이 .4 이상인 타당한 설문문항들로 구성된 요인들은 총 4개가 도출되어 선행연구결과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복잡성 완화 전략을 구성하는 4개의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요인 1은 계획성 및 불확실성 관리, 요인 2는 섹터별 업무분장, 요인 3은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협조 그리고 요인 4는 모니터링 및 예측이다. Kontogiannis and Malakis(2013)의 연구결과, 제시된 측정척도를 국내 관제 업무 환경에 맞게 적용하여 그들의 선행연구 결과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선행연구처럼 4개의 잠재요인들로 구분되었고, 잠재변수들을 구성하는 관측변수들(설문문항)도 선형연구결과와 거의 유사한 형태로 구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조방정식 실증분석에 앞서 확인적 요인분석으로 잠재변수들의 적합도를 검증하였다. 구조방정식을 구성하는 잠재변수들은 총 7개이고, 안전행동 1개, 안전문화 2개 그리고 복잡성 완화전략 4개로 구성되어 있다. 확인적 요인분석의 목적은 연구자가 설정한 이론적 연구모형이 앞서 고찰한 선행연구 이론에 얼마나 충실히 적합되는 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탐색적 요인분석을 통해 도출된 설문문항들이 구성하는 연구모형이 확인적 요인분석을 통해 얼마나 선행이론을 충실히 반영하는지 검증하는 것이다.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의 적합도는 다음의 Table 5와 같다. Table 5에 제시된 바와 같이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의 전체적합도를 나타내는 CMIN/df 계수는 1.870으로 나타나 2.0 미만의 매우 높은 수준의 전체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Chi-square | p-value | df | CMIN/df |
---|---|---|---|
256.253 | .000 | 137 | 1.870 |
RMR | GFI | AGFI | RMSEA |
.037 | .871 | .820 | .068 |
NFI | IFI | TLI | CFI |
.891 | .915 | .911 | .913 |
GFI .871 및 AGFI .820으로 .9에 근접하는 적합도를 나타냈고, NFI는 비록 .9에 근접하였지만, IFI, TLI 및 CFI는 .9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의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RMR은 보통 .05 미만이면 수용할만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본 연구모형에서는 .037로 분석되어 수용할만한 수준으로 판명되었다. 또한 RMSEA 계수 역시 .068 수용 가능 기준 수치인 .08 미만으로 나타나 역시 우수한 수준의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다음으로 잠재변수들을 구성하는 관측변수들에 대한 적합도를 분석하였다. 관측변수들에 대한 적합도는 2 가지 측정기준으로 평가한다. 첫째로, 표준화 계수(Standardized Regression Weight)가 기준치인 .7 이상을 상회하는 지 그리고 관측변수들의 설명력을 나타내는 SMC 계수(Squared Multiple Correlation)가 .4이상을 상회하는 지를 판멸하는 것이다. SRW 및 SMC 분석 결과, 복잡성 완화전략을 구성하는 요인들 중 하나인 ‘모니터링 및 예측’을 구성하는 관측변수들 중 적합한 변수들이 2개로 선별되었다. 일반적으로 사회과학 분야에서 구조방정식 관측변수가 2개 이하이면 잠재변수를 구성하는 데 있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연구자는 ‘모니터링 및 예측’을 분석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판단하였다.
잠재변수들 간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실증분석을 위한 구조방정식 모형의 적합도를 나타내는 계수들은 다음의 Table 6에 제시되어 있다.
Chi-square | p-value | df | CMIN/df |
---|---|---|---|
233.752 | .000 | 127 | 1.841 |
RMR | GFI | AGFI | RMSEA |
.036 | .877 | .834 | .067 |
NFI | IFI | TLI | CFI |
.893 | .921 | .914 | .920 |
Table 6은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을 토대로 최종적으로 도출된 7개 잠재변수들로 구성된 구조방정식 모형에 대한 적합도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 모형 적합도를 나타내는 CMIN/df 계수는 1.841로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의 1.870보다 낮아져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전체 모형 적합도로 분석되었다. GFI .877 및 AGFI .834로 .9에 근접하는 적합도를 나타냈으며, NFI는 비록 .9에 근접하였지만, IFI, TLI 및 CFI는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과 마찬가지로 .9를 상회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Table 6은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을 토대로 최종적으로 도출된 7개 잠재변수들로 구성된 구조방정식 모형에 대한 적합도 분석 결과를 보여준다. 전체 모형 적합도를 나타내는 CMIN/df 계수는 1.841로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의 1.870보다 낮아져 상대적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전체 모형 적합도로 분석되었다. GFI .877 및 AGFI .834로 .9에 근접하는 적합도를 나타냈으며, NFI는 비록 .9에 근접하였지만, IFI, TLI 및 CFI는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과 마찬가지로 .9를 상회하는 매우 높은 수준의 적합도를 보여주었다.
구조방정식 경로분석 모형에서 RMR은 .036으로 분석되어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보다 적합도가 상승하였으며, RMSEA 계수 역시 .067로 수용 가능 기준 수치인 .08 미만으로 나타났고, 확인적 요인분석 모형보다 적합도가 상승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재변수들 간 경로분석 결과는 Fig. 2 및 Table 7에 제시되어 있다. 첫째, 항공교통관제사들의 내재적 안전문화는 외재적 안전문화에 99% 신뢰수준에서 매우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내재적 안전문화가 외재적 안전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의 CR값 및 유의확률 값은 각각 4.652 및 p<.001로 분석되어, 관제사들이 인식하는 내재적 안전가치는 크게는 안전 철학으로 세부적인 요인으로는 안전 가치, 안전 태도 및 안전 목표 등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내재적 안전문화는 그들의 외재적 안전문화인 안전 환경에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판명된 것이다.
내재적 안전문화는 다시 관제사들의 안전행동에 99% 신뢰수준에서 매우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CR 3.622, p<.01). 하지만 외재적 안전문화는 관제사들의 안전 행동에 아무런 유의미한 인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외부의 물리적 환경보다는 내부적인 요인이 더욱 강하다는 선행연구결과를 지지하는 실증분석의 결과인 것이다.
상기 Fig. 2는 관제사의 안전 행동이 업무 복잡성을 완화시키려는 세부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제사의 안전 행동은 업무 복잡성 완화 전략들 중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협조’에 99% 신뢰수준에서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CR 4.247, p<.01).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협조는 ‘계획성 및 불확실성 관리’ 그리고 ‘관제섹터 업무분장’이라는 2개의 업무복잡성 완화 전략을 구성하는 잠재요인들에 99% 신뢰수준에서 매우 유의한 정(+)의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앞서 선행연구에서 고찰한 업무복잡성 완화전략은 크게 4가지 요인들로 구성되었다. 하지만 구조방정식 분석에서 업무복잡성 완화전략들 중 하나인 ‘모니터링 및 예측’은 전체 모형 적합도를 저해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따라서 연구자는 전체 모형 적합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최종적인 경로분석에서 해당 잠재요인을 실증모형에서 제거하였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항공교통관제사의 안전문화가 업무복잡성 완화전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항공교통흐름을 증진하고 항공기 운항안전을 향상하기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앞서 3장에서 제시한 연구가설들 중 대가설을 검증한 결과는 Table 8과 같다.
연구 가설 | 표준화 계수 | C.R. | p-value | 검증 결과 |
---|---|---|---|---|
H-1 | .364 | 3.622 | *** | 채택 |
H-2 | .040 | .388 | .698 | 기각 |
H-3 | .392 | 4.652 | *** | 채택 |
H-4 | - | - | - | - |
H-5 | -.101 | -1.160 | .246 | 기각 |
H-6 | -.041 | -.450 | .653 | 기각 |
H-7 | .360 | 4.247 | *** | 채택 |
국내 항공 관련 안전문화 연구가 대부분 안전문화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였던 반면, 본 연구는 안전문화를 독립변수로 설정하여 조직의 문화가 조직구성원들의 행동패턴 및 세부적인 실천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 분석함으로써, 국내 관제사들의 안전문화가 그들의 어떠한 구체적인 안전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항공안전을 향상시키는 지 파악하였다.
실증분석을 토대로 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안전문화를 구성하는 물리적 안전 관련 인프라 및 시설 등도 중요한 항공안전을 담보하는 중요한 구성요인들 중 하나이지만, 이러한 물리적 환경 역시 조직의 내부적인 안전 철학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항공관리감독기관은 내재적인 안전문화 증진에 더욱 매진하야여 할 것이다.
둘째, 국토교통부 및 공군 소속의 구분 없이 항공교통관제사들의 내재적 안전문화를 더욱 증진시키면 조직 구성원 간 커뮤니케이션 및 구성원들의 팀워크 증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업무 복잡성을 완화시켜 관제업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며, 항공기의 안전운항을 도모할 것이다. 복잡성 완화전략들 중 안전문화에 영향을 받는 요인이 커뮤니케이션 및 업무협조(팀워크)이기 때문에, 관제사의 업무스트레스 완화 및 안전 향상을 위해 관제사 간 의사소통 및 팀워크 증대방안도 더욱 고려해야 할 것이다.